「사진예술」로부터 휴대전화 사진에 관한 연재를 요청받고서 그 막막함에 빠져 있을 때 불현듯 한마디가 떠올랐다.
“비로소 자유를 얻었어”
이는 2014년 4월 7일, 강운구 작가가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며 내게 한 말이다. 사실 처음엔 선문답처럼 들렸다. 이해하지 못했으니 애매하게 웃기만 했다. 그때 「사진예술」을 펼쳐 내게 보여줬다. 그가 보여준 몇 페이지 사진 화보, 바로 그의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때야 “비로소 자유를 얻었어”라는 말뜻이 와닿았다. 그것은 평생 함께해 온 카메라의 속박을 비로소 떨쳐버렸다는 의미였다. 나아가 모든 사진 형식의 굴레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때부터 나 또한 본격적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후 딱 10년을 찍었으니, 결과적으로 강운구 작가의 한마디가 나로 하여금 휴대전화 사진을 찍게 만든 터였다. 그로 인해 내가 그랬듯, 이 연재를 통해 ‘비로소 자유를 얻는 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재를 하고자 한다.
첫 주제는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다. 아침이면 카카오톡으로 사진이, 아니 사진들이 전송되어 온다. 누구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그 사진들이 백 마디 말보다 소통에 효율적임을 알기에 너나없이 사진을 보낸다. 그런데 그사진들은 90% 이상 흔들렸거나 초점이 어긋나 있다. 흔들리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이유가 뭘까? 이는 셔터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10여 년 이상 휴대전화의 셔터 작동 방식은 손을 떼면서 사진이 찍히게 되어있었다. 이는 휴대전화 제조사가 DSLR의 반 셔터 형식과 비슷하게 셔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초점이 조절되고 노출이 결정된다. 이후 손을 떼면 사진이 비로소 찍히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를 모르는 사용자들이 셔터를 누르자마자 사진 촬영을 끝내 버린다. 결국 사진이 찍히기 전에, 혹은 찍히는 중에 휴대전화를 거둬들인 것이다. 그러니 사진이 흔들리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것이다.
동료들과 여행을 하다가 돌에 남은 흔적에 눈길이 머물렀다. 이끼류가 마르면서 남긴 흔적이 마치 한반도 지도와 흡사했다. 더구나 중국까지도 엇비슷했다. 얼른 사진을 찍고 나서 동료들과 그 사진을 함께 돌려봤다. 다들 한반도와 흡사하다며 유쾌해 했다. 이 사진을 SNS에 올리려다 다시금 세세히 봤다. 아뿔싸! 사진이 흔들려 있었다. 익히 셔터 시스템을 알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셔터를 그냥 누르고만 결과였다. 이 사진을 계기로 습관을 고쳤다. 일단 호흡을 멈춘다. 살짝 누른 상태에서 조심스레 손을 뗀다. 이후 1초간 얼음땡!
다음 사진은 한반도 모양 나무 그루터기다. 늦은 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발견한 그루터기다. 지난번 실수가 떠올랐기에 앉아서 무릎 위에 휴대전화를 올린 채 셔터를 누른 후 잠시 멈췄다가 조심스레 셔터에서 손을 뗐다. 결과물은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빛이 부족한 밤이건만 그랬다.
비 오는 날 비닐하우스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봤다. 그 물방울 안을 들여다보니 들국화가 맺혀 있었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고 셔터를 눌렀다. 연속 촬영 기능으로…. 그 결과 사진의 물방울마다 들국화가 맺혀있었다. (사진 모드에서 휴대전화를 세로로 세웠을 경우, 갤럭시는 아래로 셔터를 밀면 되고 아이폰은 왼쪽으로 밀면 된다. 휴대전화를 가로로 눕힌 경우, 갤럭시는 오른쪽, 아이폰은 아래로 밀면 된다)
어둑한 새벽, 북한강 어귀로 들어섰다. 흘러야 할 강물은 보이지 않고 안개만 강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그 장면을 놓칠세라 얼른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리고 “김치”라며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반응한 카메라 셔터는 저절로 “찰칵”소리와 함께 눌러졌다. 이는 음성인식으로 촬영이 되게끔 미리 카메라 설정을 해둔 결과다. 셔터를 누르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흔들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비 온 후 흐린 날, 하트 모양 수국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흐린 날은 빛이 부족하다. 그러니 휴대전화 카메라의 셔터스피드는 자연히 느리게 세팅된다. 이런 경우 또한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제격이다. 양팔을 몸에 붙인 채 휴대전화가 흔들림이 없도록 자세를 잡은 후, “김치” “찰칵” “치즈” 등의 소리를 내면 깔끔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더! 최근 나온 휴대전화의 셔터 기능은 이와 다르다. 반 셔터 개념을 버렸다. 누르면 바로 찍히게끔 프로그래밍이 되어있다. 이는 눈에 보이는 대로 급히 셔터를 눌러야 직성이 풀리는 MZ세대의 생각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니 초점과 노출이 완전히 결정되기 전에 사진이 찍히게 마련이다. 더구나 실제 상황과 액정 프리뷰 사이에 타임랙이 있다. 이는 실상황을 액정으로 구현하는 데 시차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 움직이는 장면은 항상 눈에 보이는 것보다 지난 장면이 찍히게 마련이다. 이 점 또한 유의해야 한다. 결국 셔터 시스템이 바뀌어도 셔터를 누르는 데 신중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셔터를 누르고 손 떼는 데서 비로소 사진이 비롯되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故 김중만 작가가 휴대전화로 사진 촬영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 있다. 당시 그는 삼각대에 휴대전화를 철삿줄로 꽁꽁 묶어서 촬영했다.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나 또한 휴대전화 카메라의 셔터 시스템을 몰랐던 시절이었으니 의아했다. 지나고 보니 김 작가는 현실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나름 자기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오늘의 휴대전화 사진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그렇다면 앞으로 촬영 시 셔터를 어떻게 할지 쉽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선택은?
1. 셔터를 누룬 후 바로 손을 뗀다,
2. 셔터를 누른 후 잠깐 멈춘다.
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2 | 노출
“노출값이 얼마죠?”
이는 필름으로 사진 찍던 시절 현장에서 흔히 듣는 질문이었다. 삼삼오오 온 동호인들끼리 이렇듯 묻고 답을 공유하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 휴대폰 카메라 시대가 되면서 이런 질문은 전설 속으로 묻혔다. 액정에서 바로 밝기를 확인할 수 있으니 구태여 질문할 이유가 없어진 게다. 그렇다면 휴대폰 보여주는, 휴대폰이 계산한 노출값이 언제나 정답일까? 필자의 답은 단호히 “아니다”이다.
혹시 촬영 현장에서 “역광이라서 사진이 안 돼” 라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 없는가? 분명히 있을 터다. 이는 역광에서 인물의 얼굴이 시커멓게 찍히기에 너나없이 이리 말하는 게다. 따지고 보면 휴대폰 카메라의 노출 시스템은 평균값을 산출하게끔 되어있다. 한 화면에서 노출값이 서로 다른 부분을 계산하여 적당한 값을 산출 해내는 시스템이니 그렇다. 이렇듯 적당한 노출값, 비교적 차이가 없을 땐 괜찮다. 때론 결과물이 훌륭하기까지 하다. 휴대폰 제조사가 어두운 부분은 적당히 밝히고, 밝은 부분은 적당히 어둡게 프로그래밍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마뜩지 못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다음 사진을 보자. 이 사진은 중심 편중 평균 미터링 방식으로 휴대폰 카메라가 측정한 노출값이다. 1/4000분의 1초에 f/1.6이다. 이렇게만 보면 노출에 문제없는 사진이다. 그런데 만약 그림자 부분에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필시 사람 또한 그림자와 마찬가지로 어둠 속에 들어 있을 테다.
다음 사진은 1/400초 f/1.6으로 노출값을 조절했다. 사람에 노출이 맞게끔 거의 +3 스탑 가량 노출값을 밝게 조절한 게다. 그 바람에 모래사장과 바다의 노출은 날아가 버렸지만, 두 사람의 오롯한 추억은 사진에 기록되었다. 이렇듯 휴대폰 카메라에서도 상황에 맞게끔, 스스로 의지로 원하는 노출값을 조절할 수 있다. 그렇다면 휴대폰이 산정해 준 노출값을 벗어나 스스로 노출값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첫 번째 방법은 액정 화면을 꾹 누르는 것이다. 그러면 햇빛 모양의 아이콘과 노출 조절 바가 나타난다. 이때 액정 화면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왼쪽으로 밀면 어두워지고, 오른쪽으로 밀면 밝아진다. 여기서 구태여 작은 노출 조절 바를 움직이려 애쓸 필요는 없다. 액정 화면 어디든 손가락을 눌러 밀면 노출이 어두워지거나 밝아진다. 이 상황에서 갤럭시는 위아래로 2 스탑, 아이폰은 3 스탑까지 조절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프로 모드에서 노출값을 조절하는 것이다. 갤럭시는 ‘더보기’에 프로모드가 내장되어 있다. 프로 모드의 ‘EV’ 아이콘이 바로 노출값을 조절하는 아이콘이다. ‘EV’를 누르면 나타나는 조절 바를 아래로 조절하면 어두워지고 위로 조절하면 밝아진다. (프로 모드를 더 손쉽게 찾고 싶다면 ‘더보기’에서 프로 모드를 꾹 누른 상태에서 아래로 내려 사진 모드 옆에 자리잡게 하면 된다) 아이폰은 앱 스토어에서 ‘Lightroom Portrait Editor’를 다운받아 여기에 내장된 사진 앱 전문가모드에서 노출값을 조절하면 된다. 여기에선 ‘Exp’로 표시되어 있다. ‘Lightroom Portrait Editor’는 프리미엄사진 편집을 할 수 있는 유료 앱이지만, 전문가모드 사진 기능만큼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사실 갤럭시, 아이폰의 프로, 전문가 모드에서 노출 조절은 감도와 셔터스피드를 결합한 프로그램 모드이다. 그러니 재빨리 노출값을 조절할 때 유용하다. 다만 이 노출 조절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셔터스피드와 ISO를 각각 조절해야 한다. 이를 조절하는 더 세부적인 것은 셔터스피드와 ISO 편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뜨거운 커피 뚜껑을 열었더니 게 모양의 거품이 나타났다. 이때 사진 모드로 찍으면 십중팔구 검은 커피를 살려내느라 사진이 밝아지게 마련이다. 그 결과로 커피 거품은 노출 오버가 되기 십상이다. 재빨리 프로 모드로 전환하여 커피 거품에 노출값이 맞게끔 -2 스탑을 내려 촬영했다.
거품이 사라지자, 커피에 하늘과 나무의 상이 맺힌 게 보였다. 다시 노출값을 +1 스탑 조절하여 커피에 맺힌 하늘색과 나무가 제대로 보이게끔 했다.
바람이 일자 커피에 비친 나무가 춤추듯 보였다. 또다시 춤추는 나무가 보이게끔 노출값을 +1 스탑 더 밝게 조절하여 촬영했다. 이렇듯 한 대상을 두고, 각기 다른 노출값으로 촬영할 수 있는 게 프로 모드의 장점이다.
버스에서 바깥담벼락에 비친 버스를 발견했다. 마침 지나던 행인이 그 버스를 들여다보는 듯했다. 그 순간, 후다닥 프로 모드에서 노출값을 버스에 맞게끔 -1 스탑 어둡게 조절해 셔터를 눌렀다. 만약 자동으로 노출값을 계산한 사진 모드였으면 담벼락에 노출이 맞았을 것이 자명하다. 그랬다면 버스는 필시 노출 오버가 되었을 터다.
맥주잔에 천장 조명이 맺혔다. 프로 모드로 노출값이 조명의 가장 밝은 부분에 맞도록 -2 스탑 어둡게 조절했다. 조절하자마자 맥주잔에 영화 스타워즈의 악역인 다스 베이더가 떡하니 나타났다. 이렇듯 극단적으로 밝기가 다른 대상이 한 화면에 섞여 있을 땐 프로 모드를 사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한번 선택해 보시라! 휴대폰이 계산해 준 노출값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조절한 노출값을 선택할 것인가? 어쩌면 스스로 조절한 노출값은 당신이 사진의 창조주가 되는 일일 터다.
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3 | 셔터스피드
하지만 분명 휴대전화에서도 DSLR처럼 수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그 도구가 바로 프로(갤럭시), 전문가(아이폰) 모드다. (프로 모드를 찾고, 전문가 모드를 다운로드하는 법은 지난 호 노출 편 참고.) 이번 호는 노출 조절에 필수 요소인 셔터스피드와 감도(ISO) 중에서 셔터스피드를 활용하는 법을 우선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갤럭시 프로 모드에는 ‘SPEED’로 표시되어 있으며 1/12000초에서 30초까지 조절할 수 있다.
아이폰 전문가 모드에는 ‘Sec’로 표시되어 있으며 1/10000초에서 1초까지 조절할 수 있다. 흔히 빛이 풍부한 낮엔 사람의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다고들 한다. 휴대전화가 결정해 주는 노출, 즉 최저 감도에 최고 셔터스피드 조합을 따르면 되니 그렇다.
그렇지만 사진에는 정답이 없듯, 스스로 노출을 결정해야 할 특별한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더구나 날이 어두워지거나, 어둑한 실내에서 사진 찍는 상황이라면 늘 사진가가 끼어들 여지가 많다. 이는 셔터스피드나 감도를 스스로 결정하여 자기 생각을 사진으로 구현해 낼 수 있는 여지다. 나아가 이 여지는 자신만의 사진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민들레가 씨를 흩트리는 장면이다. 해가 바로 민들레 뒤에 있으니 강력한 역광이 렌즈에 와 닿는다. 휴대전화가 자동으로 설정한 셔터스피드는 1/10000초, ISO 50. 이 상황에서 해보다 갓털의 질감을 살리는 데 주목하여 셔터스피드를 1/4300초로 설정했다. 이로 인해 민들레 갓털(관모)이 실루엣이 되기보다 빛을 머금은 채 하늘로 날았다.
버스 유리창에 맺힌 사람들의 그림자에 포커스를 맞춘 채, 버스 바깥 풍경에 노출이 맞게끔 셔터스피드를 1/120초로 설정했다. 버스가 달리는 상황이라 바깥 풍경은 버스 속도만큼 흘렀고, 사람 그림자는 1/120초만큼 흔들림 없이 고정되었다.
온 바닥을 수놓은 단풍 앞에서 또 시간이 한 바퀴 돌아 이만큼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표현하려 휴대전화를 차 핸들 돌리듯이 하며 셔터를 눌렀다. 그 흔듦에 반응한 액정엔 딱 하나의 단풍에만 포커스가 맺혔으며 나머지 단풍들은 뱅글뱅글 돌고 있다. 재빨리 흔드는 상황에서 1/60초로 설정된 셔터스피드에 단풍들이 빙글빙글로 화답한 게다.
흐린 날의 가을 숲에 들었다. 그다지 크지않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이라 다소 옹색했다. 운치 있는 가을 분위기를 표현하려 휴대전화를 위아래로 흔들며 셔터를 눌렀다. 1/25초로 설정된 셔터스피드의 흔들림으로 가을 그림이 그려졌다.
도심의 밤을 밝히는 LED 조명과 마주하자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는 휴대전화를 지그재그로 흔들면서 찍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1/8초로 설정한 셔터스피드는 LED 조명 움직임까지 맺히게끔 했다. “김치”라는 음성 명령을 무수히 외치며 찍은 것 중 하나인 이 사진엔 무수한 음표가 맺혔다. (지그재그로 휴대전화를 흔들면서 셔터를 누르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땐 음성명령으로 셔터를 작동시키는 게 제격이다.)
능소화 흐드러진 고택의 골목에 빛 좋은 낮에 찾았건만, 외려 밤이 되도록 기다려야 했다. 온종일 골목을 오가는 수많은 인파 때문이었다. 밤이 되자 예상했던 대로 호젓한 골목이 되었다. 1초로 설정한 셔터스피드에 홀로 골목을 찾은 한 사람이 1초의 시간만큼 골목에 스며들었다.
모처럼 개장한 밤의 궁궐은 인산인해였다. 궁궐 구경은 고사하고 사람에 치일 정도였다. 사람을 화면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처리해야 했다. 사람의 흔적을 적당히 남길 셔터스피드는 2초 남짓이었으나 3.2초로 설정했다. 2초는 바닥에 휴대전화가 고정된 시간, 나머지 1.2초는 카메라를 들고 일어설 시간이다. 바닥에 고정된 2초만큼 사람의 흔적은 흐려졌고, 휴대전화를 들고 일어선 1.2초의 시간만큼 빛이 흘렀다.
밤하늘에 구름이 느릿느릿 흐르고 있었다. 셔터스피드를 10초로 설정했다. 10초 만큼의 시간 동안 구름 흐름을 담을 요량이었다. 카메라 렌즈가 하늘로 향하게 한 후, 휴대전화를 아파트 바닥에 둔 채 음성 명령으로 나지막이 “김치”를 외쳤다. 시간이 흐른 만큼 사진에서 구름이 흘렀다.
이렇듯 셔터스피드는 단순히 노출을 결정해 주는 시간이 아니다. 셔터스피드의 결정이 사진의 이야기가 이야기다울 수 있게 한다. 다만, 아이폰 전문가 모드엔 1초까지가 한계인 터라 다소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아이폰엔 야간 모드로 셔터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아이폰의 구체적인 야간 모드 촬영법과 갤럭시의 10초보다 더 긴 시간 촬영법을 다음 호에 소개할 작정이다.
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4 | 셔터스피드2 - 야간모드
인천 옹진군 자월도 밤바다에 뜬 별이 유혹적이었다. 하나 삼각대가 없던 터라 고심하다가 모래사장에 휴대전화를 꽂았다. 이후 ISO 50에 셔터스피드 30초로 설정하고 셔터를 눌렀다. 사진엔 30초 동안의 비행기 궤적과 아울러 점점이 박힌 별들이 맺혔다.
휴대전화로도 별이 찍힌다는 걸 확인했으니 은하수에 도전했다. 빛 공해를 피하고자 찾은 곳이 강원도 화천 해산. 어두울수록 도드라지는 별이기에 달빛조차 없는 그믐 즈음을 택했다. 별은 눈으로도 보일 만큼 무수했다. ISO 1600, 셔터스피드 15초로 휴대전화 카메라를 설정했다. 15초의 기다림 끝에 나온 결과물을 보고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 “맙소사”였다.
사실 칠흑 같은 밤엔 휴대전화 액정은 깜깜이가 된다. 빛이 없는 상태에서는 휴대전화가 프리뷰를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반딧불이 촬영에 도전한 날이 딱 그런 상황이었다. 빛이라곤 반딧불이의 깜박임뿐이니 말이다. ISO 1600, 셔터스피드 30초로 설정한 휴대전화를 삼각대에 고정한 후, 액정 깜깜이 상태에서 모두 18번의 셔터를 눌렀다. 프리뷰 액정은 깜깜이였지만, 결과물엔 반딧불이의 깜박임이 선명이 찍혀 있었다. 그 18번의 결과물을 타입랩스 및 별궤적 합성프로그램 Startrails앱으로 합쳐 한장으로 구현했다.
아이폰은 전문가모드에서 1초가 가장 느린 셔터스피드다. 그러니 별 사진 찍기가 만만찮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해결책은 바로 야간모드다. 별을 찍을 요량으로 칠흑 같은 바다를 향해 앵글을 잡았다. 빛이라곤 아스라이먼 등대의 깜빡임뿐이었다. 별을 찍는 게 목적이니 화면의 대부분은 하늘 차지였다. 아이폰 야간모드 셔터스피드 최대 시간 15초로 설정한 후 셔터를 누르자 타이머가 스스로 25초로 변했다. 25초 후 나타난 결과물엔 보이지도 않던 바다와 별들이 맺혀 있었다. 그런데 결과물의 상세정보를 확인하니 ISO12500, 셔터스피드 1초였다. 분명 25초가 흘렀건만 1초라니 대체 어찌 된 일일까? 답은 다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갤럭시와 아이폰의 야간모드는 새로운 기술이다. 이를 Night와 Photography의 합성어인 나이토그래피(Nightography)라고 한다. 원리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일단 사진 촬영 버튼을 누르면 설정된 시간 안에 카메라가 스스로 다양한 노출 단계의 사진을 여러 장 촬영한다. 이 사진들은 멀티 프레임 합성(Multiframe Processing)을 통해 밝으며 노이즈가 줄어든 한장의 사진으로 합성된다. 위 사진을 보자. 어둠에 묻힌 잿빛 갯벌 속에서 어렴풋이 새의 형태만 겨우 보이는 상황이었다. 갤럭시 야간모드 최대시간 10초로 설정했다. 새의 형태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물은 놀라웠다. 분명 새가 10초간 움직였건만 먹이를 노리는 듯 정지된 채로 찍혀 있었다. 아울러 보이지도 않았던 물길이 떡하니 찍혀 있었다. 결과물의 세부 정보를 확인하니 ISO2500, 셔터스피드 1/15초였다. 10초간 찍었지만, 결과물은 1/15초인 게다. 이렇듯 야간모드는 전혀 다른 개념의 사진이다. 고감도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 한 장의 깔끔한 사진으로 구현한 게 야간모드인 게다. 고감도임에도 결과물이 과할 정도로 깔끔한 게 오히려 걱정거리라는 게 제조사의 고백일 정도니 말이다.
아이폰 또한 어두우면 자동으로 야간모드가 설정되며, 액정 왼쪽 노란색 아이콘에 설정된 시간이 나타난다(1번). 이대로 찍어도 되지만, 좀 더 세밀하게 시간을 조절하고 싶다면 방향 변경 버튼(2번)을 누른다. 그러면 아래(3번)에 야간모드 세부 조절 아이콘이 생긴다. 그것을 눌러서 시간을 세부적으로 조절하면 된다. 이 3번은 별 사진을 찍고자 할 땐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과정이다. 별, 혹은 은하수 촬영의 경우엔 최대 시간인 15초로 설정 후, 셔터를 누르면 자동으로 타이머가 30초까지 변하며 촬영이 된다.
갤럭시는 사진모드에서 밤이 되면 자동으로 야간모드가 설정된다. 여기서 좀 더 세부적으로 시간을 조절하고 싶다면 더보기에서 야간모드를 찾아 누르면 된다. 야간 모드를 누르면 우선 환경에 맞게 끔 자동으로 시간이 설정되고, 자동으로 설정된 시간을 누르면 세부적으로 시간을 좀 더 늘여주는 조절 바가 나타난다. 여기서 최대 버튼을 누르면 최대 시간으로 설정된다. 이후 셔터를 누른 후, 그 시간만큼 흔들림 없이 카메라를 들고 만 있으면 된다. 이 야간모드에서는 삼각대가 거의 필요없다. 물론 삼각대가 있다면 더 깔끔한 사진을 얻을 수 있긴 하다.
아이폰 야간모드 테스트 결과, 전체 화면에서 대상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사진이 확연히 달라지니 참고할 만하다. 사진 6은 사진 4와 같은 상황에서 하늘과 바다를 양분한 비율로 촬영한 사진이다. 이 경우 아이폰은 스스로 바다를 주피사체로 인지하고 ISO 12500, 셔터스피드 1/15초로 설정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사진 7는 바다가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게끔 앵글을 잡은 사진이다. 결과물의 상세 정보는 ISO4000에 셔터스피드 1초였다. 게다가 노이즈가 점점이 박힌, 대체로 깔끔한 야간모드의 결과물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이었다. 이렇듯 야간모드는 상황에 따라, 대상에 따라 천차만별인 결과물이 나오니 원하는 결과물을 위해선 다양한 앵글로 찍어볼 것을 권장한다.
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5 | 은하수
이는 은하수 촬영 명소에서 만난 이들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묻는 말이다. 사실 질문이라기보다 얼토당토않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들이 이리 고개를 가로젓는 이유는 뭘까. 고가, 고성능의 DSLR로 찍어도 반드시 보정 과정을 거쳐야만 억지로 은하수를 살려낼 수 있으니, 휴대전화로는 언감생심이라는 의미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는 사례를 이번 호에 소개하고자 한다.
휴대전화로 은하수를 찍는 방법은 셋이다. 첫 번째 방법은 야간모드다. 이는 지난 호에 설명한 갤럭시와 아이폰의 ‘야간모드’ 바로 그것이다. 특히 아이폰은 이 기능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다.
은하수 촬영 명소인 황매산에 뜬 은하수다. 아이폰 야간모드 최대시간 15초로 설정했다. 15초 후 나타난 결과물의 상세정보는 ISO 3200, 셔터스피드 3.3초다. 결과로 볼 때 카메라 스스로 15초 동안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ISO 3200, 셔터스피드 3.3초 베이스의 한장으로 합성한 것이다. 하늘 부분 가장자리가 어두운 걸 보면 합성 시 비네팅 효과가 적용된 듯하다.
두 번째 방법은 갤럭시의 프로모드다. 아이폰엔 전문가모드가 있지만, 최장 셔터스피드가 1초이기에 은하수 촬영에 필요한 셔터스피드를 확보할 수 없다.
갤럭시 프로모드 ISO 1600, 셔터스피드 30초로 설정한 결과물이다.
이 방법은 갤럭시 천체사진모드가 나오기 전 은하수를 촬영하는 최적의 방법이었다. 하늘 상황에 따라 대체로 ISO 800~1600, 셔터스피드 20~30초의 설정이면 은하수가 액정에 맺힌다.
세 번째 방법은 갤럭시의 천체사진모드다. 이는 별 사진에 특화된 새로운 기능으로 <사진3>이 그 결과물이다. 설정은 천체사진모드 6분이었으며 결과물의 상세정보는 ISO 1600, 셔터스피드 29초다. 결과물로 보면 야간모드, 프로모드와 비교 불가할 정도로 압권이다. 보일락말락한 희미한 별까지 오롯이 액정에 맺히니 말이다.
이 천체사진모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일반적으로 별 사진을 주로 찍는 사진가들은 DSLR로 몇 시간 동안 수십장의 사진을 찍어 한 장의 사진으
로 합성한다. 이를 Image Stacking이라 하며 이를 통해 노이즈가 없는 깔끔한 화질의 사진을 얻게 된다.
갤럭시의 천체사진모드는 결국 이 과정을 자동으로 구현한 기능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또한 촬영하는 동안 움직인 별의 위치는 자동으로 정렬된다. 더욱이 하늘과 풍경을 한 앵글로 잡은 경우, 하늘과 풍경을 구분해서 후처리가 된다.
은하수가 아닌 별을 찍을 경우도 천체 사진모드가 압권이다.
아이폰 야간모드 15초로 설정하여 촬영한 사진이다. 결과물의 상세 정보는 ISO 8000, 셔터스피드 2초다.
갤럭시 천체사진모드 6분의 결과물이다. 결과물의 상세정보는 ISO 1600, 셔터스피드 31초다. 여기서 잠깐! 별과 은하수 사진을 찍을 때, 갤럭시와 아이폰 둘 다 가지고 있다면 아이폰으로 먼저 촬영하는 게 효율적이다. 갤럭시는 아주 어두운 곳에선 액정 프리뷰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른바 화면이 ‘깜깜이’ 상태가 된다. 그렇지만 아이폰은 프리뷰가 나타난다. 그러니 아이폰으로 앵글을 미리 확인한 후, 갤럭시로 촬영하면 앵글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갤럭시 천 체사진모드는 더 보기에서 Expert Raw를 선택하면 된다. 여기에 Expert Raw가 없다면 Galaxy Store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이는 모든 기종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니 확인이 필요하다.) Expert Raw에 천체사진모드가 없다면 <자료1>처럼, 설정에서Expert Raw를 누른 후, 천체사진을 활성화해 주면 된다. 이후 Expert Raw를 실행하고 왼쪽에 천체사진 아이콘<자료2>을 누르면 촬영할 수 있다. 여기서 천체가이드 표시를 누르면 별자리가 액정에 표시된다. 은하수가 뜨는 위치를 가늠하려면 이 표시를 켜고 궁수자리와 카시오페이아를 찾으면 된다. 물론 별이 움직이지만, 그 사이에 은하수가 펼쳐지니 미리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촬영시간(갤럭시S24 울트라의 경우) 짧게는 3분, 보통은 6분, 길게는 12분이다. 시간이 길수록 더 선명한 사진이 찍힌다. 다만, 별이 무수히 많을 경우엔 3분으로도 충분하다.
강원도 횡성에서 천체사진모드 3분 설정으로 촬영한 결과물이다. 결과물의 상세 정보는 ISO 1600, 셔터스피드 28초다. 손에 잡힐 듯 눈 앞에 펼쳐진 은하수이
기에 짧게, 즉 3분으로 선택했다. 이 결과물이 “휴대전화로 은하수를 찍는다고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6 | 초점
하지만 대상을 클로즈업할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대상보다 배경 면적이 넓은 경우, 대상보다 배경이 환한 경우, 대상보다 배경색이 강한 경우, 게다가 구도를 염두에 두고 핵심 대상을 가장자리에 두는 경우엔 어김없이 대상이 아닌 엉뚱한 곳에 초점이 맺힌다.
이를 극복하려 별의별 시도를 다 한 끝에 찾은 게 ‘수동 초점’이다. 우선 휴대폰 카메라의 초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휴대폰 카메라 렌즈는 피사계심도가 얕다. 조리개가 개방인 상태라 더 깊은 심도를 만들지 못하기에 그렇다. 그러니 딱 한점에만 초점이 있다고 보면 된다.
꽃술엔 초점이 정확히 맞았지만, 꽃잎은 초점이 전혀 맞지 않았다. 꽃술과 꽃잎의 차이에도 초점 차이가 있는 게 휴대폰 렌즈다. (*이 사진도 휴대폰 액정에선 꽃술과 꽃잎 둘 다 초점이 맞은 듯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사진을 키워보면 초점 차이를 알게 된다. 그러니 휴대폰 액정의 마법에 속지 마라!) 이런 렌즈의 특성을 알고 나면, 초점을 잡는 데 더 신중해야 함을 알게 된다. 이렇듯 꽃 하나에서도 극명한 차이가 있을 만큼 휴대폰 렌즈의 초점은 예민하니 말이다.
초점을 초점답게 잡아주는 기능은 갤럭시의 프로모드, 아이폰 ‘라이트룸’ 앱의 전문가 모드에 있다. 갤럭시는 ‘FOCUS’라고 되어 있다. 그걸 누르면 수동으로 초점을 조절하는 ‘M’모드가 나타나고, 그 옆으로 초점 조절바가 나타난다. 아이폰 전문가 모드엔 ‘+’로 표시돼 있다. 갤럭시, 아이폰 둘 다 조절 바를 아래위로 조절하면 액정 화면에 녹색으로 변하는 부분이 나타난다. 그 녹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초점이 맞았다는 표식이다. 원하는 부분이 녹색으로 변했을 때, 셔터를 누르면 초점이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녹색으로 변하며 초점을 찾아주는 기능을 ‘포커스 피킹’이라고 한다. (갤럭시 피킹, 아이폰 피킹 참고)
이 포커스 피킹의 앞뒤 폭이 다소 넓은 편이다. 한 곳만 녹색으로 변하는 게 아니고, 앞뒤로 다소 폭넓게 변하기에 정확한 초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정밀한 초점을 찾고 싶다면, 녹색 부분 중간, 그리고 앞과 뒤로 조금씩 더 움직여 각 1장씩 더 찍으시라. 이른바 ‘초점 브라케팅’을 하는 게다. 석 장 중 하나는 원하는 곳에 초점이 맺힌다. 수동 초점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사진으로 구현하게끔 한다.
이는 달리는 버스 창에 맺힌 물방울 속이다. 찍는 방식은 이러하다. 수동으로 최단거리 초점으로 설정한 후, 초점 조절 바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물방울로 다가가면 어느 순간 물방울 속이 녹색으로 변한다. 이때 “김치”라는 음성명령을 주면, 물방울 속 세상이 액정에 고스란히 맺힌다.
여기서 잠깐! 피킹을 확인하고 셔터로 손가락을 옮기는 순간 초점이 틀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땐 음성명령으로 셔터를 작동시키는 게 효율적이다. 갤럭시의 경우, 카메라 설정에서 ‘촬영 방법’ 메뉴를 누른 후, ‘음성 명령’메뉴를 활성화하면 된다.
(갤럭시 음성 명령 자료 1) 이후, “스마일” “김치” “촬영” “찰칵” 이란 말만 하면 셔터가 작동한다. 아이폰의 경우, 설정에서 ‘손쉬운 사용’ 메뉴를 찾아 ‘음성 명령’을 활성화하면 된다.
(아이폰 음성 명령 자료1) 이후 “Turn up Volume” 혹은 “Turn down Volume”이라고 말하면 음량 버튼이 셔터로 작용한다. “Turn Volume up” 혹은 “Turn Volume down”이라고 해도 작동한다. 이는 볼륨 버튼이 카메라 셔터로 작동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니 참고하시라.
이 또한 같은 방식으로 찍은 사진이다. 작은 물방울에 맺힌 꽃이라 맨눈으로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수동 초점으로는 또렷하게 물방울 속 꽃이 맺혔다.
이 사진도 수동 초점을 활용했다. 청개구리는 창포 잎과 비슷한 색을 띠기에 자동 초점으로는 정확히 포착 못했다. 수동 초점으로 바꾸어 청개구리에 다가가며 청개구리 눈이 녹색(포커스 피킹 기능이 초점이 맞는 부분을 녹색으로 표시해준다)으로 변하는 순간 셔터를 눌렀다.
이런 수동 초점 원리를 응용하여 (사진7)처럼 초점이 아예 엇나간 사진을 찍을 수 도 있다. 윤슬 아롱진 바다와 마주했을 때, 그 순간의 느낌이 몽환적이었다. 그 느낌을 사진으로 표현하려 최단 거리 초점으로 설정하고 등대와 윤슬을 앵글에 넣었다. 즉, 아예 초점이 엇나가게 한 게다. 그 바람에 윤슬 반짝이는 바다는 꿈속 풍경인양 아롱졌다.
구도를 생각하여 대상을 중간이 아닌 가장자리에 두고 찍을 때도 초점에 문제가 생긴다. 사실 대상이 가운데 있다면 별 문제 없다. 외려 가장자리가 흐려지는 게 대상에 더 집중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가장자리에 대상을 둘 때는 렌즈 편차 때문에 선명하지 않을뿐더러 겹쳐 보이기까지 한다. 이럴 땐 해바라기 꽃에 든 노린재를 중간에 두고 찍은 후, 사진 보정 앱에서 (사진8)처럼 트리밍을 하는 게 최선이다. 휴대폰 카메라 초점은 액정 안에서 서로 소통하는 용도라면 별문제 없다.
하지만 그것을 벗어나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거나 프린트를 할 용도라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 후자의 용도로 활용하려면 초점을 잡는 데 한 번 더 고민하고,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 편엔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 휴대폰 카메라 근접 촬영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7 | 근접 초점 향상 기능
이런 상황에 혜성처럼 나타나 클로즈업 초점을 해결한 게 ‘근접 초점 향상(Focus Enhancer)’기능이다. 갤럭시와 아이폰 모두 이 기능이 있으며, 피사체에 2cm까지 접근이 가능할 정도다.(※ 모든 기종에 있는 건 아니다. 기종에 따라 이 기능이 없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라.)
이렇듯 대상에 2cm까지 접근 가능하니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것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일 또한 가능하다.
이를테면 (사진 1)처럼 꿀을 찾아 꽃에 드나드는 꿀벌의 솜털은 물론이거니와 꽃가루까지 찍을 수 있다. (사진 2)는 이른 봄 산수유 꽃망울이다. 크기가 0.5cm 남짓인 아주 작은 꽃망울이 액정 화면에 꽉 차듯 담긴다. 0.5cm 꽃망울에 든 것들이 다투어 터져 나올 것만 같은 기세다.
이 기능에 관해 설명하자면 이렇다. 갤럭시의 경우, 휴대전화 카메라가 아주 가까운 대상에 다가가면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이 자동으로 켜진다. 위 참고 (자료 1)처럼 노란색 동그라미 두 개가 겹쳐진 그림이 나타나면 이 기능이 실행되는 것이다. 이 ‘근접 초점 향상’ 아이콘은 광각(1x) 렌즈로 촬영 시 나타난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광각(Ultra Wide) 렌즈로 자동 전환되어 근접 촬영이 이루어진다. 이런 이유로 초광각에선 ‘근접 초점 향상’ 아이콘이 켜지지 않는다. 아이콘만 켜지지 않을 뿐 근접 촬영은 실행된다. 이렇듯 근접 촬영에선 광각 렌즈가 초광각 렌즈로 변환되기에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의 위치 또한 액정에서 변한다. 이렇기에 움직이지 않는 대상의 경우엔 문제가 없지만, 움직이는 곤충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접사할 경우, 초점을 못 잡고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참고하시라.
아이폰의 경우, (자료 2)처럼 우측 하단에 접사 아이콘이 생긴다. 아이폰 또한 갤럭시와 마찬가지로 초광각 렌즈로 자동으로 전환되며,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여기서 갤럭시와 다른 점은 2x, 5x 렌즈에서도 접사 아이콘이 생성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초광각 렌즈로 전환되어 생성된 결과물을 크롭한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의 원리는 망원 렌즈는 광각 렌즈로 변환되고, 또 여기서 광각 렌즈는 초광각 렌즈로 변환되어 사진을 만드는 기능인 게다.
갤럭시와 아이폰의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을 사용하면서 늘 교차하는 두 가지 감정이 있다. 하나는 해결된 근접 촬영의 숙제로 인한 만족감이다. 다른 하나는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이 실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초점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할 때의 당혹감이다. 이는 결국 ‘100% 근접 초점 향상’이라는 길이 아직도 가야 할 먼 길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에서 만난 근접 초점이 매력적이라 는 건 분명하다.
풍뎅이 한 마리 때문에 얻은 결과물이다. 화단에 핀 꽃에 든 풍뎅이를 찍으려 한껏 손을 뻗어야 했다. 더구나 화단 안으로 더 다가갈 수 없으며, 액정을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니 어림짐작으로 앵글을 잡고 “김치”라며 음성명령을 줬다. 그렇게 촬영된 사진을 보고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꽃술에 아주 작은 녀석들 셋이 노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눈에는 보이지도 않던 것들이었는 데도 말이다.
꽃 속을 들여다보는 데도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은 위력을 발휘한다. 목련 속 앙증맞게 새초롬히 들어앉은 꽃술도 오롯이 맺힌다.
식탁보에 튄 물이다. 흰색 바닥에 투명한 물이니 잘 보이지 않지만, 바닥에 어린 빛과 함께 물방울은 또렷이 포착되었다.
냉장고 냉동실에서 긁어낸 얼음을 들여다본 순간, 알알이 박혀 있는 공기 방울에 뭔가가 어렴풋이 맺히는 게 보였다. 얼른 휴대전화를 꺼내 그 공기 방울 속을 ‘근접 초점 향상’ 기능으로 들여다봤다. 그 속에 들어 있는 건 바로 아파트 한동씩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8 | 색온도
Blance(화이트밸런스)를 일컬으며, 쉽게 말해 흰색을 흰색답게 찾아주는 기능이다. 나아가 아무리 빛의 색온도가 변해도 본연의 색을 찾아 준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대체로 사진 모드에서는 자동으로 색온도를 측정하여 본연의 색을 구현하게끔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다. (사진 1)처럼 말이다. 아이폰, 갤럭시 모두 그렇다.
하지만 세상에 광원은 숱하디숱하다. 숱한 만큼 요즘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광원은 규정할 수 없을 만큼 오묘한 색을 품었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른 엉
뚱한 색이 표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럴 경우, 본연의 색을 수동으로 찾게끔 한 게 ‘WB’ 아이콘이다. 그런데 갤럭시와 아이폰 모두 아이콘은 ‘WB’로 동일하지만, 적용법은 천양지차다.
먼저 갤럭시부터 살펴보자. 갤럭시의 프로 모드에서 ‘WB’ 아이콘을 누르면 오른쪽에 색온도 조절 바가 나타난다. 가장 아래에 자동, 수동 선택 버튼이 있으며 여기서 자동을 선택하면 대상의 색을 자동으로 찾아준다. 대체로 본연의 색을 잘 찾는 편이다. 하지만 시간에 따라, 인공 광원에 따라, 주변 색에 따라 표현되는 색은 각양각색이다. 더구나 한 화면에 여러 광원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도 본연의 색을 찾는 건 쉽지 않다.
(사진 2)는 모두 자동 화이트밸런스로 같은 자리에서 제임스 테렐의 작품을 찍은 사진 세 장이다. 사진 위 푸른색 반원 부분은 실제 하늘이다. 각 사진에서 하늘색이 각각 다르게 보일 터다. 시시각각 변하는 작품의 색에 따라 하늘색도 각각 다르게 표현된 게다. 이렇듯 다양한 광원과 다양한 주변 색이 어우러졌을 때 본연의 색을 찾는 일은 만만치 않다. 이럴 경우 색온도를 수동으로 조절하여 본디 색을 찾아주는 게 상책이다. 현재 최상위 기종인 갤럭시 울트라24의 경우, ‘WB’ 조절 바를 누르면 2800K부터 10000K까지의 숫자가 나타난다.
(자료 1)이 숫자에 맞는 색온도를 찾으면, 본디 색을 찾을 수 있다. 아이폰의 ‘WB’는 갤럭시와 같은 ‘WB’ 아이콘이지만, 이것을 누르면 갤럭시와 다른 아이폰만의 독특한 아이콘들이 나타난다.
(아이폰 자료2-1) ‘AWB’를 누르면 ‘흰색균형 자동’이라고 나타난다. 이는 자동 화이트밸런스를 의미한다.
(아이폰 자료2-2) 백열등처럼 생긴 아이콘은 ‘흰색균형 백열등’이다. 백열등 아래서 찍으면 본연의 색을 찾아준다. 백열등이 아니라 다른 광원 아래서 찍으면, 붉은색이 빠진 푸른색을 띠게 된다.
(아이폰 자료2-3) 형광등처럼 생긴 아이콘은 ‘흰색균형 형광’이다. 형광등 아래서 찍으면 본연의 색이 나타난다. 다른 광원 아래서 찍으면 형광등 본연의 푸르스름한 색이 빠진 불그스름한 색이 더해진다.
(아이폰 자료2-4) 햇빛 모양의 아이콘은 ‘흰색균형 일광’이다. 맑은 날 햇빛을 이용하여 사진 찍을 때 제 색이 나타난다.
(아이폰 자료2-5) 구름 모양의 아이콘은 ‘흰색균형 흐림’이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 제 색을 찾아 준다.
(아이폰 자료2-6) 스포이트 모양 아이콘은 ‘중립표면으로 보기 채우기’이다. 이는 사각형 안의 색을 인식하여 스스로 화이트밸런스를 찾는 기능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화이트밸런스는 어찌 보면 현실을 찾는 일이다. 그런데 어떤 순간엔 그 현실을 제대로 찾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어렵사리 찾은 현실이 아니 찾은 것보다 못할 때도 있다. 현실보다 꿈에 그렸던 이상이 나을 때가 있으니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꿈에 그렸던 이상을 구현해 주는 것 또한 화이트밸런스 기능이다.
(사진 3)은 강원도 영월에서 보슬비 오는 날, 자욱한 안개 속에서 드러난 선돌이다. 그 순간 신선이 있다면 선돌에 깃들었을 것만 같았다. 그 느낌 그대로를 표현
하려고 얼른 색온도를 바꾸었다. 6400K에서 3400K로. 여기서 6400K는 현실, 3400K는 이상이다.
(사진 3-1) 또한 이 방식으로 색온도를 3000K로 조절하여 새벽 물안개에 ‘푸르스름한 신비’라는 이야기를 덧댄 사진이다. 현실보다 낮은 색온도를 설정하면 푸른색이 돈다.
(사진 3-2) 또한 색온도를 5900K로 조절하여 ‘동화 속 풍경’이라는 이야기를 더한 사진이다. 현실 색온도가 5000K였는데 5900K로 색온도를 올려 노란색이 돌게 했다.
(사진 4)는 유리잔에 든 얼음이다. 세 사진은 왼쪽부터 3400K, 4300K, 6000K이다. 얼음은 그대로 차다. 그것을 더 차가운, 혹은 따뜻한 술로 표현했다. 색온도 조절만으로. 이렇듯 색에도 감정이 있다. 색이 주는 메시지도 있다. 이 감정과 메시지가 더해져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사실 밸런스에 맞는 색에 천착하여 구태여 색이 주는 이야기와 메시지를 탈색할 필요는 없다.
(사진 5)처럼 다양한 색온도 조절로, 세상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하는 것 또한 사진이 아닐까!
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9 | 색상 필터
우선 갤럭시부터 보자. 갤럭시 사진 모드(프로 모드는 아님)에 색상 필터가 있다. 카메라를 열면 (가로일 경우) 화면 왼쪽 위쪽에 사각형이 겹쳐 보이는 아이콘(갤럭시 자료1), 그게 바로 색상 필터 아이콘이다.
그 아이콘을 누르면 화면 오른쪽에 필터(갤럭시 자료2)들이 줄줄이 나타난다. 그 옆의 조절 바는 필터 강도를 조절하는 용도다. 조절 바에서 숫자가 높을수록 필터 효과가 더 강해진다.
갤럭시 울트라 24엔 원본 필터를 빼고 모두 9개의 색상 필터가 있다. 필터는 ‘따스한’ ‘차분한’ ‘밝은’ ‘겨울’ ‘핑크 로즈’ ‘아이보리’ ‘부드러운’ ‘키스미’ ‘흑백’ ‘B&W’ ‘비네팅’ 순으로 나타난다.
<갤럭시 자료3>이 위에서부터 필터 순서대로 결과물이다. 이렇듯 같은 상황에서도 필터 선택 한 번으로 원하는 색을 구현할 수 있다. 내장된 필터는 이게 전부지만, 자신만의 필터(갤럭시 자료 4)를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갤럭시 자료 4-1>에서 보이듯 필터 아랫 부분 ‘+’ 를 누르면 ‘필터 다운로드’와 ‘필터 만들기’가 보인다. ‘필터 다운로드’를 누르면 카메라 특수효과 필터들이 나타난다. 무료이니 필요한 필터를 다운받아 장착하면 된다.
다음으로 ‘필터 만들기’를 누르면 자신이 찍은 사진 갤러리로 이동한다. 여기서 필터로 사용할 사진을 택하기만 하면 필터가 장착된다. 아주 맘에 드는 사진이 있을 경우, 그 사진을 선택하면 그 느낌을 계속 필터로 사용할 수 있다.
다음은 아이폰 필터다. 아이폰 사진 모드엔 얼핏 보면 색상 필터가 없는 듯 보인다. <아이폰 자료1>에서 화살표(1번)를 눌러야 화면 오른쪽과 같이 아이콘 모둠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아이콘 모둠을 스크롤 하여 내리면 제일 위쪽에 숨겨져 있던 동그라미 세 개가 겹쳐진 색상 필터 아이콘(2번)이 나타난다. 그 아이콘을 누르면 화면 오른쪽에 늘어선 색상 필터들이 보이게 된다. 아이폰 15엔 맨 처음 나타나는 원본을 빼면 모두 9개의 색상 필터가 있다. 필터는 ‘선명하게’ ‘선명하게(따뜻한톤)’ ‘선명하게(차가운 톤)’ 드라마틱’ ‘드라마틱(따뜻한 톤)’ ‘드라마틱(차가운 톤)’ ‘모노’ ‘실버톤’ ‘느와르’ 순서다.
<아이폰 자료2>가 위에서부터 필터 순서대로 결과물이다. 아이폰엔 사진 모드 뿐만 아니라 라이트룸 앱 전문가 모드에도 독특한 색감의 색상 필터가 있다. 전문가 모드에서 화면 오른쪽(가로인 경우) 위에 겹쳐진 동그라미 아이콘을 눌러 보시라. 바로 그 옆에 필터가 여럿 나타난다.
(아이폰 자료3) ‘원본’부터 ‘고대비’ ‘균일하게’ ‘따뜻한 그림자’ ‘고대비 흑백’ ‘균일 흑백’ 필터가 있으니 자신이 원하는 필터를 선택만 하면 된다. <아이폰 자료 4>가 그 결과물이다. 지금껏 살펴본 필터들은 색다름을 표현하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사진 이야기를 더 이야기답게 만드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경기도 화성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이다. 천장의 채광창을 통해 들어와 벽에 맺힌 빛과 그림자가 마치 천사의 날개같이 보였다. 단순한 빛과 그림자에 천사의 날개가 덧대지니 더 따뜻하게 여겨졌다. 그 느낌을 살리려 ‘따스한’ 필터를 선택했다.
저녁노을이 핑크빛으로 물든 날이었다. 우선 카메라 자동 모드로 한 장 찍었으나 결과가 마뜩잖았다. 핑크빛이 빠진 붉은 노을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그 핑크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핑크 로즈’ 필터를 사용했다.
산책길에서 예보 없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꼼짝없이 갇혔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 그 바람에 오가던 사람들은 길에서 사라져 버렸다. 순식간에 오롯이
나만의 길이 된 상황이 신비롭게 여겨졌다. 그 느낌 그대로를 살리려 스스로 제작해 추가해 둔 필터를 사용했다.
이렇듯 색상 필터는 본디 색을 찾아주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는 일이다. 어찌 보면 색다름이 남다름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
니 색상 필터의 활용이 남다름일 수도 있을 터다. ㅣ 글 사진 권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