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독자 GPU로 엑시노스 재무장...2027년 ‘완전 내재화’ 전환점
엑시노스의 운명, GPU를 품다…삼성의 기술 독립 실험
2027년 엑시노스2800에 자체 설계 GPU 적용…반도체 사업 마지막 퍼즐 맞춘다
AI폰에서 스마트카·휴머노이드까지…팹리스 도약을 가르는 분수령
기자명김영순 기자
더피알=김영순 기자|삼성전자가 외부 기술에 의존하던 방식을 끝내고 100% 독자 기술로 개발한 자체 모바일 GPU를 선보인다. 이는 단순한 기능 개선 수준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전략의 진화이자 기술 주권 선언에 가깝다. 그간 삼성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즉 엑시노스에 탑재된 GPU는 미국 AMD 기술에 기반해왔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200부터 2500까지 AMD가 설계·공급한 GPU를 그대로 탑재해왔다. 이후 2023년부터 GPU 독자 개발에 착수했고, 차기작인 엑시노스2600에는 삼성 자체 설계가 적용된 GPU가 처음 반영된다. 다만 이번 2600 GPU 설계는 삼성, 기본 아키텍처는 AMD 기술을 활용한 방식으로 ‘부분 내재화’ 단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 정합성과 기기별 최적화 측면에서 논쟁은 지속돼 왔다.
삼성 시스템LSI사업부가 이번에 확보한 성과는 이보다 한 단계 앞선 수준이다. GPU를 구성하는 기본 설계도(아키텍처)까지 삼성 자체 기술로 완성했다는 것이다. GPU를 설계·아키텍처·양산까지 단독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글로벌에서도 엔비디아, AMD, 인텔, 애플, 퀄컴 정도로 한정된다. 삼성은 내년 출시될 갤럭시S26에서는 2600 구조를 유지하되, 2027년 등장할 엑시노스2800부터 완전한 독자 GPU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 시점을 삼성 팹리스 사업의 사실상 원년으로 평가한다. 완전한 GPU 내재화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잇는 마지막 조각인 ‘설계’를 확보하게 된다.
엑시노스.
2027년…GPU까지 완전한 삼성 기술로
GPU의 자체 내재화가 갖는 의미는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욱 커졌다. 과거 GPU는 게임과 영상 재생을 위한 보조 엔진에 가까웠지만 이제 스마트폰 내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이 작동하려면 GPU가 핵심 두뇌가 되어야 한다. 데이터센터와 PC에 비해 모바일용 GPU는 크기가 작고 배터리 효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난도가 따른다. 때문에 범용 GPU를 탑재하는 방식으로는 삼성 기기만의 경험과 속도를 구현하기 어렵다. 소프트웨어 정합성과 전력 설계, 연산 효율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설계 권한이 필요했다.
GPU 기술 확보는 삼성전자가 상정하는 미래 기기에도 연결된다. 삼성은 AI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스마트 글라스, 자율주행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휴머노이드 로봇 등 삼성 생태계 전체에 자체 GPU 기반 칩을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 주문을 받아 기능을 맞춤 설계하는 주문형 반도체 사업에 진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2의 브로드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시장은 이미 반응했다.GPU 개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12월 26일 장중 11만51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정책 기대와 투자은행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겹치며 형성된 분위기이기도 하지만 결국 기술 독립이 ‘미래 성장성’이라는 신호로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2800, 완전 내재화 전환점
기술 독립은 이제 출발점이다. 엑시노스가 성능과 효율, 소비자 경험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하는 과정은 2027년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GPU 내재화는 삼성 반도체 사업이 설계 영역까지 독자적으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산업 안팎에서는 “삼성이 다시 한 번 해낼 수 있느냐”에 대한 기대가 조용히 커지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 전선에서 다시 존재감을 키울 기회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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