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자냐, 방송 기자냐. 그것이 문제로다 | 작성자 호딘
1. 신문기자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신문 산업의 근간을 바꿔 놓았다. 신문저널리스트들이 일하는 방식이 바뀐 것도 물론이다. 지면의 개념이 희석되면서 마감이라는 개념도 사라지고 있다. 모두가 1보를 쓰고, 2보, 3보 그리고 종합 기사를 쓰는 시대가 오고 있다. 사양산업이라는 이유로 일하는 환경은 각박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신문기자의 매력, 변하지 않는 가치 덕분에 지금도 우리는 ‘신문쟁이’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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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바꿔 놓은 것
예나 지금이나 신문기자들은 취재의 최전선에 있다. 방송과 달리 기자 한 명이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고,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취재 현장에서 언제 어디서나 기사를 송고해 전 세계로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크롬 등 브라우저의 번역 기능 강화로 전 세계와 속보 경쟁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가장 많이 직역과 직무가 바뀐 직업이 바로 신문저널리스트다. 전산화 이전의 신문기자들은 삐삐 하나면 족했다.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근처 공중전화를 찾아 선배와 전화를 했고, 기사를 전화로 부르거나 종이에 써서 팩스로 보내면 그만이었다. 실시간으로 고칠 일도 없었을뿐더러 취재원과 술 한 잔 마실 여유와 낭만도 있었다. 하지만 전산화가 시작되면서 삶이 달라졌다. 신문제작자동화시스템(CTS, Computerized Typesetting System)이 도입되면서 기사를 쉽게 고칠 수 있게 됐다. 인터넷망으로 접속해 기사를 타이핑해서 입력하면 수정이 쉬워졌다. 데스크도 기사를 수정한 뒤 출고 버튼만 누르면 신문에 자동으로 입력이 됐다. 그 이전까지는 납 활자 문선공(文選工)이 활자를 꺼내 활판에 올려놓으면 이를 인쇄하는 방식으로 신문을 만들었다.
그래도 신문 지면만 마감하면 되는 시대였다. 하루에 한 차례 마감하던 것이 인터넷 1번, 지면 1번 해서 두 번 마감하는 시대로, 이제는 실시간 속보를 계속 처리해야 해 산술적으로는 마감이 없는 시대가 됐다.
당장 미국에서만 하더라도 마감이라는 단어는 의미가 없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던 한국계 네일숍의 문제점을 다룬 기사는 영어는 물론 한국어, 스페인어, 중국어 버전으로 온라인에 내보냈다. 네티즌들은 쉴 새 없이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서로 공유했으며, 급기야 한인 사회가 발칵 뒤집어지고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국내에서도 이 문제가 공론화돼 지상파방송에서 해당 취재기자를 인터뷰했을 정도다.
신문기자의 요즘 하루 일과
“1보 언제까지 보내면 됩니까?”
2015년 9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기자실. 한 기자가 팀장과 전화하는 내용의 일부다. 1보라는 말은 소식을 처음 전하는 뉴스라는 뜻으로 이전에는 뉴스1이나 뉴시스, 연합뉴스 같은 통신사나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만 사용하던 말이었다. 먼저 속보를 1보로 치고, 그 뒤 2보, 3보를 내보낸 뒤 ‘종합’이라는 방식으로 라운드업 기사를 썼다.
하지만 요새는 너나 할 것 없이 1보, 2보 기사를 쓴다. 요즘 신문기자들은 옛날의 낭만은 없다. 당장 아침만 하더라도 속보가 쏟아지고, 이를 처리하는 것은 온전히 기자 개인의 몫이다. 조간신문 기자들은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아침 보고 후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겼을 테지만, 지금은 아침 보고 후 온라인 기사를 처리하기 바쁘다.
점심은 대부분 취재원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취소되기 일쑤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다이내믹하게 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소위 ‘긴급 상황’이 터지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도 8년 차 기자지만 2015년 8월에 잡은 점심 약속 약 20개 중 5개 이상이 당일 취소됐다. 결례인 줄 알지만 취재원도 그러려니 하는 것이 요즘 신문기자들의 삶이다. 사실 방송기자도 더하면 더했지 덜 바쁘지 않다.
오전에 한두 개 정도 온라인 기사를 썼다면, 오후에도 한두 개 정도 온라인 기사를 쓰고 지면 기사를 쓰게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변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마감의 개념이 무너지고 빨리 완성된 기사는 미리미리 내보내는 시스템이 도입될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온라인 기사 따로, 지면 기사 따로 썼고, 또 지면 기사에는 온라인 기사와는 사뭇 다른 정성을 들여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기사를 아예 완성된 한 피스로 쓰고, 지면에는 그냥 그 기사를 그대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퇴근은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기 전에 비해 빨라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건이 터지면 그 자리에서 일을 하면 되니깐. 씁쓸한 IT(정보기술)의 ‘시혜’겠다.
사양 산업의 기자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것뿐만 아니라 신문 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있는 것도 취재기자들의 삶을 피곤하게 하는 요인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진이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주요 신문사에는 사진기자들이 20명 이상씩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큰 회사도 20명이 안 되는 곳이 많고, 규모가 작은 신문사는 사진기자가 서너 명에 불과한 곳도 있을 정도다. 물론 취재기자들도 많이 줄었다. 필자가 재직 중인 회사도 10년 사이에 취재기자가 수십 명 줄었다.
이 때문에 취재기자들이 사진을 챙기는 데 바쁘다. 편집기자들은 여전히 양질의 사진을 지면에 쓰기를 원하고 있다. 사진을 내가 찍지 못한다면 잘 찍는 사람의 사진을 구해다가 신문에 반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주로 기업이나 관공서 홍보실에서 찍은 사진을 활용한다.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에 ‘사진 신세계’ 등으로 표기된 사진은 다들 이렇게 받아서 쓰는 사진이다.
비단 사진뿐만이 아니다. 편집과 교열 환경도 척박해지고 있다. 신문사들은 원가 절감을 이유로 이들 인력에 대한 투자도 줄이고 있다. 취재기자의 일이 늘어나고 인원이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이 때문에 신문에 어쩔 수 없이 오타가 나타나고, 편집이 약간은 덜 정교해지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 종이에서 디스플레이로 전환되는 시대적 트렌드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그런데 넌 왜 해?”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 보면 신문기자로 살아가는 것은 이전에 비해 많이 팍팍해졌고, 앞으로는 더 팍팍하고 고달파질 것이다. 맞다. 하지만 우리는 텍스트를 사랑하고 또 텍스트와 일하고 싶어 이 직업을 택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의 선배들이 좀 편하게 일을 해 왔던 것도 사실일 것이다.
변하지 않는 가치는 물론 있다. 특종이다. ≪중앙SUNDAY≫가 2010년 김정은의 형 김정남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경우에는 비용이나 인터넷 등을 감안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내가 보도하면 그것이 세계적인 특종이고, 그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기사라면 충분히 비용을 들이더라도 가치가 있고 또 남는 장사다.
시대적 사명감이라는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언론 환경이 척박해지고 기자들의 삶이 팍팍해진다고 하더라도, 저널리스트들은 기본적으로 평범한 독자, 서민 독자들의 삶에 기여하기 위해 펜을 든 사람들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기사를 통해 사회를 바꿔 나가는 기쁨은 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청량제와 같다.
참고로 필자가 쓴 기사 중 가장 의미 있고 보람찼던 기사 하나를 소개한다. 초년병 시절의 기사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불과 몇 년 지났을 뿐인데 이런 미담이 널리 알려질 여유조차 없다는 사실이 약간은 서글프다. 당시에는 이틀 동안 회자되고 또 인터뷰했던 학생들이 <손석희의 시선집중>에도 출연했었다.
‘그린 초등생’ 관악산 얼굴을 바꿨다
지난 3월 초 서울 관악구청에 ‘환경 건의문’ 한 건이 접수됐다. 쓰레기장이 된 등산로 입구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었다. 접수자는 초등학생 4명이었다. 사당초교 6학년인 오형지 · 이소미 양, 정찬희 · 방상헌(모두 12세) 군이 “바꾸겠다”고 한 곳은 지하철 2호선 사당역과 낙성대역 사이에 있는 관악산 입구인 ‘나팔동산’이었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한동네에서 자랐다. 소미는 “동산에서 어릴 때부터 함께 뛰어놀았어요. 그런데 어른들이 등산을 많이 오면서 더러워졌죠”라고 했다. 등산로 입구에는 먹다 남은 라면, 페트병, 맥주 캔 등이 널려 있었다. 이런 설명을 들은 구청 측은 아이들을 ‘그린 오너(Green Owner)’로 위촉했다. 그린 오너는 공유지로 쓰이는 녹지를 개인이 가꿀 수 있는 제도다.
어린이들은 4월부터 ‘공원화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난 현재 나팔동산은 쓰레기 하나 없는 공원으로 변했다. 아이들이 심은 나무 20그루와 꽃 30송이가 자라고 있었고,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바람개비가 예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4학년 때 환경 수업을 함께 들었다. 찬희는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 되자고 뭉쳤어요. 우선 나팔동산을 바꾸자고 생각했죠”라고 했다. 아이들은 등산로 입구에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그러나 1년 넘게 주워도 동산은 깨끗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구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4월 초 바자를 열었다. 헌 옷과 안 쓰는 장난감을 팔아 50여 만 원을 벌었다. 그 돈으로 묘목과 꽃을 샀다. 주말이면 피케팅을 하며 전단지를 나눠 줬다. 형지는 “처음에 어른들은 피케팅하는 앞에 쓰레기를 버리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새로운 방법을 쓰기로 했다. 입구에 ‘CCTV 있음’이란 푯말을 세워 놓았다(상헌이는 “사실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람개비를 만들어 세우고, 환경 보고서를 만들어 동산에 세워 놨다. 동산은 공원의 모습을 갖춰 가기 시작했다. 그 변화에 관악구청도 놀랐다. 박용래 구청장 권한대행은 “나무 100여 그루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초딩(초등생을 낮춰 부르는 말)’이라고 했지만 ‘초딩 4명’의 힘은 컸다. 아이들은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유엔환경계획(UNEP) 툰자 세계어린이청소년환경회의에서 ‘나팔동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테오도르 오벤 UNEP 대외홍보국 팀장은 “어린이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놀라운 사례”라고 격찬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신문저널리스트 (저널리스트, 2015. 11. 1., 커뮤니케이션북스)
2. 방송기자
방송 취재기자는 팩트를 찾는 것만큼이나 현장의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같은 기사를 쓰더라도 영상을 감안한 글쓰기를 하기 마련이다. 보도국에서 만난 PD와 기자는 직종의 특성상 보는 시각이 다르다. 하지만 이를 시너지로 잘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보도국에서는 카메라기자, 편집기자, 뉴스PD, 아나운서와도 협업을 한다.
방송저널리스트의 숙명
2014년 4월 전남 진도 팽목항. 그곳에는 JTBC를 비롯해 모든 방송사의 기자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기자들은 물론 주민과 시청자들의 눈에 띈 사람은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었다. 당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시청자 여러분, JTBC <뉴스9>의 손석희입니다. 진도군 팽목항에 와있습니다. 무심하게 피어 있는 봄꽃들 사이로 바다에 갇힌 아이들을 기다리는 노란 리본의 간절한 행렬을 쫓아오다 보면 이곳 팽목항에 당도합니다. 열흘째, 조류가 다시 조금씩 빨라진 중금기에 들어선 오늘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시신 수습도 거의 정체 상태에 빠졌습니다. 가족들 마음이 더 타들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송 시작 직후 나왔던 이 멘트는 국내는 물론 인터넷으로 지켜보던 해외 동포들의 마음까지 숙연하게 만들었다. 물론 손석희 사장과 함께 현장을 지키던 JTBC 기자들도 긴 시간 현장 취재를 진행하며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장과 그림(영상취재), 팩트 없이는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방송저널리스트들의 숙명이다.
어떻게 일하나
방송 기사 사례
기사를 이해하기 쉽게 써야 한다는 이야기는 신문과 방송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방송은 ‘조금 더’라는 말이 첨가된다. 신문은 곱씹어 읽으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방송은 보는 즉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적어도 인터넷 다시보기가 올라올 때까지 이해하지 못한 채 기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D와 기자의 차이
보도국엔 취재기자만 있나
참고문헌
- 강찬호 외(2015.). 『중앙일보-JTBC 공식 입사 가이드북』. 서울: 중앙북스.
- 김상우 외(2012.). 『방송기자의 모든 것』. 서울: 페이퍼로드.
- 이가혁(2015. 8. 3.). 신동빈 “롯데는 한국 기업”···우리말로 대국민 사과도. ≪JTBC≫,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0986021
- 이현택(2015. 8. 3.). 신동빈 “신격호 총괄회장 상태에 대해서는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중앙일보≫.http://news.joins.com/article/18375780
- 정재호(2014. 4. 26.). 손석희, 팽목항에서 특별방송 “노란리본 쫓아오다 보면···”. ≪이데일리≫.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8&aid=0002976329
[네이버 지식백과] 방송저널리스트 (저널리스트, 2015. 11. 1., 커뮤니케이션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