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언어로도 사인 보내는 질병…혼자가 아니라 함께 싸워야 효과…편견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우울할 때 몸이 아픈 이유(신체화 증상)와 신체화 증상 10가지
우울증은 세로토닌·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이 물질들은 감정뿐만 아니라 통증, 장운동, 수면 조절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우울증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부작용도 있다.
이들로 인해 만성 피로, 무기력, 수면 장애, 두통, 소화불량, 변비, 설사, 근육통, 관절통, 심장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와 같은 신체 증상들이 생긴다.
이러한 신체 증상들은 일반적인 질병에서도 관찰된다. 그래서 신체 질병의 해결에만 집중하다 보면 숨어있는 우울증을 놓칠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소중한 분들의 우울증을 놓칠 위험이 있다. 그것도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들일 경우도 있다. 어머니는 심장 두근거림, 호흡 곤란, 수면 장애와 같은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셨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전화로 “이 병원, 저 병원 가보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울증은 신체화 증상을 일으키지만, 거꾸로 신체 질병이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문제와 같다. 우울증 탓에 신체 증상들이 나타났는지, 아니면 신체 질병이 우울증을 일으켰는지 선후 관계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이 둘을 엄격히 구별할 필요는 없지만, 두 가지가 함께 존재하는지 점검해 보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울증을 해결해야 신체 질환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해결하려면 이 병에 대한 오해부터 버려야 한다. 우울증을 정신 무장이 약한 낙오자들의 병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우울증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일으키는 병이지, 개인의 의지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다.
우울증 치료제에 대한 편견도 버려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장면을 떠올리며 ‘약을 먹으면 멍해지고 피폐해진다’고 생각한다. ‘약에 중독되어 끊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최근 개발된 항우울제는 부작용이 크게 줄었고 효과도 대폭 향상되었다. 약물치료에 대한 불안은 이제 과장된 기우에 불과하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종종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를 보낸다. 직접적인 말뿐만 아니라 신체 증상이나 행동 변화로도 나타날 수 있다. 이 신호를 외면하지 말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울증·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반복되는 유명인의 자살 소식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우울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병이다. 치료를 망설이지 말자. 우울증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이겨내야 할 병이다. 작은 관심과 공감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우울증,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이유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나쁜 상태를 넘어선 정신건강의 심각한 문제이다.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고,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지만,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낫지 않기 때문에 초기 증상을 잘 알아차리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우울할 때 몸이 아픈 이유 (신체화 증상)
사실 신체화 증상은 우울증에서 상당히 흔하고, 실제로 막연한 통증이 우울증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수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위장 문제, 극심한 피로감, 무기력감, 만성 관절 통증, 사지 통증, 요통, 식욕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이 있을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동네 내과나 정형외과 등에 방문해서 신체적 증상만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처방만 받기 때문에 이때 우울증을 캐치하고, 도움을 받기란 참으로 어렵다. 사실 신체적 고통과 우울증은 단순한 원인과 결과보다 더 깊은 생물학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1) 신경전달 물질이 통증에도 영향을 미친다
항우울제, 우울증약에 대해 찾아볼 때 많이 보게 되는 것이 바로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하는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단순히 우울감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 통증과 기분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전달 물질이 바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다. 따라서 조절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우울감 뿐만 아니라 신체적 통증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신체적 증상을 보이는 우울증 환자에게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항우울제는 일차적인 약물로 처방이 되기도 한다. 의사가 환자의 우울한 감정의 회복과 함께 전에 있던 신체 통증들이 좋아지고 있는가도 중요하게 함께 체크해야 하는 이유다. 약으로 급성적인 기분 장애가 좀 완화되었다 하더라도 이런 신체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면 재발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2) 우울하면 염증이 증가한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체내 화학 물질이다. 염증은 신체적 통증, 더 나아가 신체적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우울증을 가진 사람에게서는 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한다. 급성이든 만성이든 스트레스는 염증의 주요 원인인데,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다.
3) 우울하면 더 크게 통증을 느낀다
우울한 사람들은 통증에 더 민감한 경향이 있다. 우울증과 통증 감수성의 공통 요인은 만성 스트레스일 수 있다. 급성 스트레스 요인은 종종 고통에 대한 민감성을 감소시키는 반면 (예: 전쟁 중 군인이 전투의 열기 속에서 심각한 상처를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 장기간의 스트레스는 우리를 고통에 더욱 민감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지켜보는 가족의 입장에서는 “쟤는 안 아픈 곳이 없어. 맨날 아프데”라고 답답해할 수 있지만,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의 이러한 통각(痛覺) 과민증은 남들은 무시할 사소한 통증도 알아차리게 만들고, 항상 오늘은 여기가 아프다, 내일은 또 저기가 아프다. 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4) 통증은 뇌가 소통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우리는 슬픔, 분노, 수치심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다루어내야 할 때, 이에 대해 우리가 이 감정을 있는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야기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면 감정이 대신 몸으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2. 우울증 있을 때 겪는 신체화 증상 10가지
1) 피로, 지속적으로 낮은 에너지 레벨
누구나 어떤 날엔 낮은 에너지 수준을 경험하고, 아침에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날도 있다. 하지만 이게 계속된다면 어떨까? 만성 피로는 우울증의 흔한 증상 중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종종 피로가 스트레스나 과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만 우울증도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사실 바이러스, 갑상선 문제 등을 비롯해 각종 신체적 질병도 피로를 유발하기 때문에 지금 겪는 이 피로가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식별하기란 참 어렵다.
이를 구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우울증 관련 피로는 일상적인 피로와는 달리 집중력 문제, 짜증, 무관심, 절망감, 무쾌감증(일상 활동의 즐거움 부족)과 같은 다른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할 것이다.
2) 잦은 두통
거의 모든 사람들이 종종 두통을 경험한다. 이런 두통은 너무 흔해서 사실 게보린 한 알 먹고, 별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넘겨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두통이 항상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과거나 현재에 함께 하는 사람들(가족, 동료, 친구)를 대할 때 참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매일 두통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면 이는 우울증의 징후일 수 있다. 또 만성 긴장성 두통은 주요 우울 장애의 증상일 수 있다.
하지만 두통이 당신의 고통이 심리적 문제일 수 있음을 나타내는 유일한 징후는 아니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종종 슬픔, 짜증, 에너지 감소와 같은 추가 증상을 경험한다.
3) 허리 통증, 전신 근육통 또는 몸이 굳는 느낌
아침에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일하거나 학교 책상에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스트레스일 수도 있고 우울증일 수도 있다. 허리 통증은 종종 나쁜 자세나 부상과 관련이 있지만, 심리적 고통의 증상일 수도 있다.
1,013명의 캐나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2017년 연구에서, 우울증과 허리 통증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발견한 바 있다.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은 명확하게 이유를 밝힐 수는 없지만, 정서적인 문제가 만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최근까지도 우울증과 신체적 염증 반응 사이의 연관성은 심층적으로 연구가 되고 있다.
4) 잦은 복통, 배탈, 복부 경련 등 복부 문제로 뱃속이 계속해서 불편하다면
이는 가장 눈에 띄는 우울증의 징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복부에 경련이 일어나거나 아프면, 소화불량(가스)나 생리통으로 치부해버리기 쉽다, 만약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이 복부 통증이 악화되는 경향이 반복된다면 이는 우울증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의심해보아야 한다.
실제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연구에서는 복부 경련,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과 같은 위 불편감이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들에 따르면 우울증은 염증성 장 질환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질병으로 쉽게 오인되는 정신과적 컨디션이라고 한다.
의사와 과학자들은 이렇게 장 건강과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기 때문에 장을 ‘제2의 뇌’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의 위장은 좋은 박테리아로 가득 차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 불균형이 있으면 불안과 우울증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연유로 균형 잡힌 식단을 먹고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 건강을 개선할 수 있고, 기분도 좋아지는데 도움이 된다.
5) 소화 문제, 변비· 설사, 불규칙한 배변 활동
변비 및 잦은 설사와 같은 소화 문제는 참 개운치 못하고 몸도 마음도 불편하게 한다. 종종 식중독이나 위장관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장 불편감이 있기 때문에 이 배변 문제는 단지 신체적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슬픔, 불안, 압도와 같은 감정은 우리의 소화 과정을 방해하고, 이는 불규칙한 배변, 잦은 설사와 변비로 나타날 수 있다.
6) 체중 감소 또는 체중 증가
우리의 기분은 식단에도 영향을 준다. 어떤 사람에게는 식욕 부진을, 어떤 사람에게는 폭식을 하게 한다.우울증을 겪게 되면 삶에 대한 절망감, 자기혐오 등으로 인해 많은 경우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운동에 대한 의지 상실을 겪게 된다.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우울할 때, 설탕, 나트륨, 지방,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찾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이 있는 성인은 43%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7) 심박수, 혈압 증가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둘 다 심장과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울증이 지속적으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불규칙한 심장 박동, 고혈압, 동맥 손상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은 혈압 관리를 방해할 수 있고, 치료받지 않는 고혈압 환자들에게서 우울증도 더욱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8) 만성 염증, 면역 장애
우울증은 여러 측면에서 면역 체계에 영향을 준다. 잠잘 때 우리의 면역 체계는 사이토카인과 신체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기타 물질들을 생성한다,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수면 부족은 이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감연 및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밖에 없다. 밖에도 안 나가고 방에만 있으면 감기에 걸리고, 늘 아픈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만성 염증이 지속되면 심장병, 제 2형 당뇨,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9) 수면 장애
수면 문제는 우울증을 비롯해서 아주 많은 정신과적 컨디션의 문제를 알리는 중요한 신호다. 잠들지 못하는 문제,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수면, 편안하지 않은 수면, 자주 깨는 문제, 악몽을 자주 꾸는 것 등 모두 포함된다.
수면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우울증과 아주 긴밀히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불면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며, 불면증은 우울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잘 자지 못하면 스트레스와 불안, 두통, 면역 체계 악화와 같은 우울증의 또 다른 신체화 증상들을 더욱 나쁘게 만들기 때문에, 수면에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빠르게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10) 시력 저하 (각종 눈 문제)
평소보다 이상하게 세상이 흐릿하게 보인다면, 우울증과 관련이 있을까. 우울증으로 인해 세상이 어둡고 암울해 보일 수 있지만 2010년 독일에서 실시된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는 실제로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8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우울한 사람들은 흑백의 차이를 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자들에게 ‘대조 인식’으로 알려진 이것은 우울증이 세상을 흐릿하게 보이게 만드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l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