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2조 개의 은하, 0.0000018%의 기적

 [포토에세이] 2조 개의 은하, 0.0000018%의 기적

 효원 기자 (spinoza84@naver.com)


너무 어두워 보이지 않는 초기 우주의 은하들까지 포함했을 때, 우주에는 무려 2조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그 수많은 은하 중 똑같이 생긴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이미지 : NASA)

너무 어두워 보이지 않는 초기 우주의 은하들까지 포함했을 때, 우주에는 무려 2조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그 수많은 은하 중 똑같이 생긴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이미지 : NASA)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볼 때면, 저 너머 우주에는 과연 몇 개의 별이 있을까 상상하곤 했다.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별들이 실은 모두 지구가 속한 '우리 은하'라는 울타리 안의 이웃일 뿐이라는 사실은 늘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느끼게 한다.

2016년, 크리스토퍼 콘셀리스 교수팀은 허블 망원경의 딥 필드 이미지를 3D로 분석하여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 너무 어두워 보이지 않는 초기 우주의 은하들까지 포함했을 때, 우주에는 무려 2조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그 수많은 은하 중 똑같이 생긴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어떤 것은 우아한 바람개비처럼, 어떤 것은 뭉쳐진 빛 덩어리처럼, 또 어떤 것은 날카로운 바늘이나 반지 모양으로 빛난다. 개중에는 서로를 탐하듯 충돌하며 포옹하는 은하들도 있다.

이 끝없는 우주의 다양성은 2025년 12월 현재, 지구라는 행성에 사는 82억 명의 삶과 묘하게 닮았다. 통계적 분석에 따르면 한 사람이 평생 진정한 유대감을 맺을 수 있는 한계는 고작 150명(던바의 수)뿐이라고 한다. 82억 명의 인구 중에서 내 삶의 울타리인 150명 안에 누군가가 들어올 확률은 0.0000018%. 그러니 우리가 맺는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차라리 기적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이 소중한 150명의 인연도 친밀도에 따라 층위가 나뉜다. 결혼식에 초대하거나 1년에 한 번 안부를 묻는 '그냥 친구'가 150명의 마지노선이라면, 가끔 저녁을 함께하는 '꽤 친한 친구'는 50명 남짓이다. 심정적인 유대를 나누는 친구는 15명,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 기꺼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절친한 가족이나 친구'는 고작 5명에 불과하다.

범위를 넓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80,000명의 사람들, 이름과 얼굴 정도만 아는 3,000~5,000명의 지인들까지 떠올려 본다. 돌이켜보면 그 수많은 사람 중 누구 하나 같은 사람은 없었다. 생김새도, 성격도, 살아온 이력도 모두 제각각이다.

관측 가능한 2조 개의 은하가 저마다의 모양으로 빛나듯, 이 시대를 살아가는 82억 명의 사람 또한 저마다의 우주를 품고 살아간다. 은하의 다양성과 인간의 고유성. 이 세계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프랙탈(Fractal)이야말로, 우주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가장 아름답고 흥미로운 섭리가 아닐까.

관측 가능한 2조 개의 은하가 저마다의 모양으로 빛나듯, 이 시대를 살아가는 82억 명의 사람 또한 저마다의 우주를 품고 살아간다. l 효원 기자 spinoza84@naver.com 

瓢蟲

不朽의 古典에서 찾은 智慧와 心灵, 역사적 敎訓과 省察에서 옛글의 향기에 취해 사랑에 빠지게 되었음을 밝히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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