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우리는 평생 성장할 수 있을까?

 [포토에세이] 우리는 평생 성장할 수 있을까?

 효원 기자 (spinoza84@naver.com)


인간은 자신의 특성과 역량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우리는 평생 성장할 수 있으며, 사랑하는 이들과 협업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사진 : 효원)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한겨울, 화분 한켠에서 히말라야바위취(Bergenia)가 연분홍 꽃을 조심스레 밀어 올린다. 두꺼운 잎 사이로 봉오리가 차오르고, 살짝 벌어진 꽃잎과 함께 훌쩍 자란 모습을 드러낸다. 겨울에 피어나는 작은 봉우리를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한다. 인간도 저 꽃처럼, 평생 성장할 수 있을까.

사람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와 무덤에 이르기까지, 한 번뿐인 긴 여정을 걷는다. 그 여정의 시작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기질이 있다. 아버지는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면서도 무학벌로 평생 거친 세상을 살아가면서 성실성과 순박한 면을 잃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고아처럼 자라셨지만 깊은 신앙심을 지녔고,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다섯 자녀를 정성껏 키워내셨다.

나 역시 부모님의 특성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듯하다. 생김새뿐 아니라, 세상의 거친 풍파를 견뎌내는 끈기와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 어색한 성격까지도. 성인이 된 이후의 삶은 크고 작은 변화의 연속이었다. 스무 살 무렵, 나는 경제 관료를 꿈꿨다. 그러나 학생운동에 참여하면서 세상의 모순과 아픔, 때로는 아름다움까지 목격했다. 거대하거나 사소하고, 추악하면서도 찬란한 세계를 마주한 경험은 나를 성장시켰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어른이 되어가는 피할 수 없던 과정이었던 듯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사에서 일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웹과 ICT 분야로 방향을 틀었다. 늦깎이로 석·박사 공부를 시작해 PR 분야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대학에서 연구하고 교육하는 일을 한다. 겉으로는 다양한 분야를 거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한 가지 일관된 흐름이 있었다. 

나는 늘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공부하는 연구자로서 극단주의를 경계하면서도, 삶에서 만나는 많은 갈림길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길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은 길을 찾고 헤매던 과정이나 그 흑역사가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는 경험에서는 신비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변화를 거치면서도 나의 본모습은 이어져 왔다. 거울 속 내 모습은 이제 중년 후반의 얼굴이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호기심 많은 장난꾸러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예전보다 장난의 강도와 빈도는 줄었지만, 호기심만큼은 살아 있다. 한때는 내성적인 성격이 싫어 그 모습을 부정하려 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단점을 보완하려 애쓴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고, 때로는 엉뚱한 질문으로 웃음을 유도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의식적으로 다정한 말을 건네려 노력하지만, 집단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일에는 아직 서툴다. 언제부턴가 변화보다 안정과 평온을 더 선호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삶이라는 여정을 소중히 여긴다.

유전은 씨앗처럼 나의 기질을 틔웠지만, 삶의 환경은 나를 끊임없이 변화시켜 왔다. 걸음마를 배우던 시기부터, 이제는 혈압과 당뇨를 조심하며 살아가는 나이에 이르기까지. 이 긴 여정에서 내가 믿게 된 것은 하나다. 인간은 자신의 특성과 역량을 조금씩이라도 바꾸고, 다듬고, 성장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배우고 서로의 빈 곳을 메워가며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나이를 떠나 평생 공부와 실천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겨울 다시 찾아온 히말라야바위취 꽃을 바라보며 자꾸만 깊은 상념에 뻐져든다. 우리는 평생 성장할 수 있을까?

인간은 자신의 특성과 역량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우리는 평생 성장할 수 있으며, 사랑하는 이들과 협업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나이를 떠나서 평생 공부와 실천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 효원 기자 spinoza84@naver.com

瓢蟲

不朽의 古典에서 찾은 智慧와 心灵, 역사적 敎訓과 省察에서 옛글의 향기에 취해 사랑에 빠지게 되었음을 밝히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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