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없는 시진핑 2기…"새 부대에 새 술 담았다"(종합)
베이징(중국)=진상현, 김신회, 유희석 기자
상무위원에 시진핑·리커창 유임, 리잔수·왕양·왕후닝·자오러지·한정 등 임명</br>차기주자 후춘화·천민얼 정치국원에 머물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집권 2기를 이끌어갈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7명이 25일 공개됐다. 예상대로 후계자 없이 시 주석의 1인 권력 강화를 예고했다.
시 주석은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신임 상무위원단을 소개했다.
7인은 시 주석 자신과 리커창(62) 총리, 리잔수(67) 당 중앙판공청 주임, 왕양(62) 국무원 부총리, 왕후닝(62)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자오러지(60) 당 조직부장, 한정(63) 상하이시 당 서기 등이다. 시 주석과 리 총리는 유임이고, 나머지 5명은 신임이다.
전원 60대로 통상 50대 상임위원 중에 나오는 후계자는 드러나지 않았다. 차세대 주자로 꼽히던 후춘화(54) 광둥성 당 서기와 천민얼(57) 충칭시 당 서기 모두 상임위원단 아래 단계인 정치국원에 머물렀다.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에는 자오 신임 상무위원이 선출됐다. 부정부패 척결을 책임지는 자리로 영향력 면에서는 사실상의 ‘2인 자’ 자리로 불린다.
리커창 총리는 계속 총리직을 수행하고 리잔수 신임 상무위원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 신임 상무위원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황후닝 신임 상무위원이 당 중앙서기처 서기, 한정 신임 상무위원이 국무원 상무부총리직을 각각 맡을 거로 예상된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는 쉬치량 현 부주석과 장여우샤 장비발전부 부장이 선임됐다. 장 신임 부주석은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시진핑=자제력과 자기 관리가 뛰어난 대기만성형 정치가다. 1953년 산시성 푸핑에서 태어났다. 상하이 당 서기로 상하이방의 황태자로 불리던 천량위가 비리사건으로 낙마하자 발탁됐다.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의 당 서기는 당서열 8~32위에 해당하는 정치국원 자리가 예약된 핵심 포스트다. 지방 관료를 넘어 단번에 전국적인 정치스타로 발돋움한 것이다. 그 해 10월에 열린 17차 당 대회에서 서열 6위의 상무위원으로 발탁되며 후계자 자리를 예약했다. 중국의 국민가수로 불리는 펑리위안이 부인이며, 외동딸이 있다.
▶리커창=‘리틀 후진타오’ ‘비운의 황태자’로 불린다. 후진타오 전 주석과 같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소속으로 일찌감치 후 전 주석의 후계자로 거론됐지만 반대 세력의 견제 속에 2인 자에 머물렀다. 1978년 베이징대 법학과에 진학한 그는 베이징대 공청단 서기로 공산당 활동을 시작하며,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같은 안후이성 출신으로 공청단 제1서기를 지낸 후 전 주석의 눈에 띄어 중용됐다. 38세에 장관급인 공청단 제1서기, 43세에 인구 1억명의 허난성 성장에 발탁됐다. 허난성 당서기, 랴오닝성 서기로 승승장구했다.
▶리잔수=시 주석의 허베이성 시절(1982~85년) 같은 성의 스지좡시 우지현 위원장으로 발탁(1983년)되면서 시 주석과 신뢰를 쌓았다. 리 주임은 허베이성에서만 27년, 이후 산시성, 헤이룽장성, 구이저우성에 이르기까지 40년을 지방관리로 보냈다. 중국 언론들이 그를 ‘대기만성형’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국제 외교안보 전문지 ‘더디플로맷’은 일찍이 리 주임을 ‘중국의 떠오르는 넘버2’로 꼽으며, 그를 시 주석의 ‘오른팔’로 소개했다.
▶왕양=중국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중국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부유한 지역인 광둥성 당서기로 활약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 제17차 당 대회에서 처음으로 중앙위원이 됐다. 리커창 총리와 경제정책 전반에서 호흡을 함께할 전망이다. 이번 상무위원회 중 왕양만큼 나이나 능력, 행정 경험을 갖춘 인물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대회 직전 미국, 파키스탄, 러시아 등을 방문한 것도 시진핑 2기 지도부에서의 역할이 확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왕후닝=‘은둔의 책사, 제갈량의 현신’. 장쩌민 전 주석이 발탁했지만 시진핑 2기 정부까지 승승장구하게 됐다. 계파와 무관하게 ‘실력’ 하나로 중국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공산당 가입 시기는 1984년 4월. 명문대 중 하나인 상하이 푸단대학교 국제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푸단대 에서 가장 어린 부교수이자, 박사반 지도교수였다. 장쩌민 전 주석에게 발탁돼 1995년 가을 중앙 정치에 진출했다. 시 주석의 핵심 사업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도 왕후닝의 작품이다.
▶자오러지=1999년 중국에서 역대 최연소인 42살로 고향인 칭하이성 성장이 됐을 만큼 일찍이 능력을 인정받았다. 1993년 칭하이성에서 공직에 입문한 뒤 승진 코스 몇 단계를 훌쩍 건너뛴 결과였다. 2003년에는 역시 최연소로 칭하이성 당서기로 승진했다. 2007년 산시성 당서기로 옮기기까지 그는 칭하이성의 GDP(국내총생산)를 3배 늘리는 성과를 올렸다. 자오는 당 중앙조직부장으로서 관리들의 이력을 관리해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사정을 주도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정=상하이 토박이인 한 서기는 창고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중국 최고 지도부의 일원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8년 상하이의 한 신발공장에서 공산당 조직을 이끌던 중 주룽지 당시 상하이시장의 눈에 들면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1990년 상하이시 공청단에 공식 가입한 뒤 이듬해 서기가 된 후 시진핑과 연을 맺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거쳤고, 여러 계파와 두루 가까워 중국 정치 파벌의 화합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시 주석의 측근인 차이치 베이징시 당 서기 등 정치국원 25명의 명단도 공개됐다. 18기 25명 가운데 10명만 유임되고 15명이 교체됐다.
25명의 정치국원 가운데 7명의 상무위원을 제외한 18명은 ▶딩쉐샹 중앙판공청 부주임 ▶왕천 제12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주임 ▶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 ▶쑨춘란 중앙통전부장 ▶리시 랴오닝성 서기 ▶리창 장쑤성 서기 ▶리홍중 톈진시 서기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양샤오두 중앙기율위 부서기 겸 국무원 감찰부장 ▶장요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천시 당중앙조직부 부부장 ▶천취안궈 신장자치구 서기 ▶천민얼 충칭시 서기 ▶후춘화 광둥성 서기 ▶궈성쿤 공안부장 ▶황쿤밍 중앙선전부 부부장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