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龍 井 試 茶 (용정시다)

 시 - 龍 井 試 茶 (용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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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시인 고응면(高應冕)은 중국에서 가장 이름난 차밭으로 유명한 용정촌의 차밭 분위기를 <용정시다(龍井試茶- 용정에서 차 맛을 봄)>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시 한편을 읊은바 있다.

                    - 자료출처 雲峰(중국학자)편저 근착 <品茶>에서 -

天風吹醉客,(천풍취취객), 하늘은 취한 나그네를 바람에 불어,
乘興過山家.(승흥과산가). 취흥을 타고 山家를 지나게 하네.
雲泛龍沙水,(운범용사수), 구름은 용사수 물위에  떠 있는데,
春分石上花.(춘분석상화). 춘분이라 바위 위에 꽃이 피었네.
茶新香更細,(다신향갱세), 새로운 차, 향기를 미세하게 풍기는데,
鼎小煮龍佳.(정소자용가). 용정의 아름다운 차, 작은 솥에 끌으네.
若不烹松火,(약불팽송화), 소나무 장작불에 끌이지 않았는지,
疑餐一片霞.(의찬일편하). 한 조각의 노을이 음식인가 의아하네.                                                            - 번역에 德田 -.

음다시(飮茶詩)
 차 마시며 주역 읽다.
- 정몽주 -.

石鼎茶初沸, (석정다초비), 돌 솥 안에 찻물은 끓으려 하고,
風爐火發紅.(풀로화발홍), 풍로속의 피는 불꽃 붉기도 해라.
坎離天地用,(감리천지용), 물과 불괘, 천지에 쓰임세 이니,
卽此意無窮.(즉차의무궁). 이 자리의 이 뜻은 무궁하리라.

다산 정약용의 음다시.

壘壁小茶竈 ,(루벽소다조), 겹겹이 쌓아 올린 나지막한 차 화덕,
離火巽風形.(이화손풍형). 불괘와 바람괘를 형상 하였네.
茶熟山童睡(다숙산동수), 끓는 차 옆에서 동자는 졸고,
裊烟猶自靑.(뇨연유자청). 가냞은 연기는 스스로 푸르르네.

                                   裊- 가냞을 뇨.

 다시(茶詩) 팔출가 (八出歌)

한국이나 중국할 것 없이 차에 관한 시가, 운문, 시조는 아직도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1984년 경상북도 성주여자종합고등학교의 조창교 교사가 <韓國의 茶詩모음>에 102수를 발굴하여 수록하였고, 1987년 김상현(金相鉉)의 <韓國의 茶詩(태평양박물관  간행)>에 72수가 수록되었으며, 1988년 김명배(金明培)교수의 <韓國의 茶詩鑑賞>에 200수의 다시가 발굴되어 수록된 것이 우리나라 다시 발굴의 전모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보다 앞서 1982년과 1983년대에 <韓國의 茶讚詩 調査>가 김기원(金基元 外)에 의하여 2회에 걸쳐 다시 73수가 연구논문으로 발굴된 것이 최초의 기록일 것이다.

중국에서는 1984년 대북에서 백목(白牧)이 저술한 <茶詩與茶詞(다시여다사)>가 출간되면서 다시의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다시 300여수가 중국이나 일본의 발굴된 분량에 뒤지지 않다는 것이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과거에 쓰여진 다시가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으므로 고문전적에서 한수 한수 찾아내기란 그리 쉽지가 않은 일이며, 그 번역 또한 작자의 동일심정을 표현하기가 쉽지않은 일이다. 그래서 한글로 번역된 문장이 약간씩 서로 다른 내용으로 표현되고 있다.

차에 관한 시가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는 중국 서진(西晋 : 264∼316)시대에 태수의 벼슬을 한 손초(孫楚 : ?∼293)가 남긴 <八出歌(팔출가)>를 꼽고 있다.

잠시 그 시를 음미해보도록 하자.

  八 出 歌                  팔  출  가
茱萸出芳樹顚          향기로운 나무위에 수유가 出하고,
鯉魚出洛水泉          낙수물 샘속에서 잉어가 出하고,
白鹽出河東             흰 소금은 하동에서 出하고,
美시出魯淵             고운 메주는 노연에서 出하고,
薑桂茶出巴蜀          생강, 계피, 차는 파촉에서 出하고,
椒橘木蘭出高山       산초, 귤, 목련은 고산에서 出하고,
蓼蘇出溝渠             겨자, 차조기는 또랑에서 出하고,
精稗出中田             잘여문 피는 밭가운데 出한다.

위 시가는 여덟구절로 되었는데 매 구절마다 날 출(出)자가 들어 있어서 출가(出歌) 또는 팔출가(八出歌)로 불리어 오고 있으며 육우의 <다경>속에 전문이 나타나 있다. 이 시가의 내용을 잘 살펴 보면, 1·2절은 산수유와 잉어를 말하여 보양의 찌개를, 3·4절은 소금과 메주를 말하여 간장을, 5·6절은 생강, 계피, 차, 산초, 귤, 목련을 말하여 기호식품을, 7·8절은 겨자, 차조기와 피를 말하여 일용할 곡식을 연상케하는 시가이다.

보양하는 찌개를 끓여 간을 맞추고, 기호식품과 함께 식사하는 즉, 인간생활의 음식중에 차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요운(腰韻)을 단 <茶讚詩(다찬시)> 한 수

飢者歌其食   굶주리는 자 그 먹는 것을 노래하고,
勞者歌其事   수고로운 자 그 섬기는 것 노래하니,
戀者歌其情   사랑하는 자 그 정분을 노래하며,
飮茶歌其美   차 마시는 자 그 아름다운 맛 노래하네.

茶詩
-  山中 산 속에서  -.
이 율곡.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약을 캐다 홀연히  길 잃고보니,
千峰秋葉裏(천봉추엽리)- 가을 단풍 천봉오리 산속이라오.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산속 스님 물을 길러 돌아가더니,
林末茶烟起(임말다연기)- 숲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 오르네.

茶  詩
      行珠禪寺  주선사에 가서.
서산대사.

白雲爲故舊(백운위고구) - 힌 구름을 오랜 벗으로 삼으니,
明月是生涯(명원시생애. - 대저 한 평생은 밝은 달이로다.
萬壑千峰裏(만학천봉리) - 온갖 골자기와 천 개의 산봉우리 속에서도,
逢人卽勸茶(봉인즉권차) - 사람을 맞나면 바로 차를 권한다오.

茶 詩
 - 雀舌茶 -
신숙주

道甲山寺雀舌茶(도갑산사작설차) - 도갑산 사찰의 작설차와,
瓮村籬落雪梅花(옹촌리락설매화) - 옹기마을 울타리의 눈 속 매화꽃은,
也應知我思鄕意(야응지아사향의) - 응당 내게 고향생각 알려주나니,,
說及南州故事多(열급남주고사다) - 남쪽 고을 많은 옛일 함께 기쁘네.

신숙주(申叔舟 1417 - 1475)는, 작설차라는 이름이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차 이름으로 군림할때의 초기에 <작설차> 다시를 읊었다.  이 시는 신숙주의 증조가 옹기 마을에 살 때에 사귀었고, 전라남도 월출산 도갑사에 있던 수미사(壽眉師)가 신숙주를 찾아 왔기에 다음날 아침에 사의를 표하기 위하여 지은 것이라 전해온다.

일직이 문일편(文一平 1888 - 1939)는 <차의옛일(茶故事)>에서 `작설차 세 글자가 완전히 보이기는 보한재(保閑齎 - 신숙주의 아호)의 시 구절이다`라고 평하였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원천석(元天錫 1330 - ?)이 먼저 `작설차` 석자를 넣어 읊은 다시가 있다.

茶  詩
 讀  易 - 주역을 읽으면서

石鼎茶初沸       돌솥안에 찻물은 끓으려 하고,
風爐火發紅       풍로속에 피는 불 붉기도 해라.
坎離天地用       물불괘는 천지의 쓰임새이니,
卽此意無窮       이 자리의 이 뜻은 무궁하리라.

천추만대에 기리는 고려의 충신 포은 정몽주(1337∼1392)는 차 끓이는 분위기를 주역과 연관시켜 시한수를 읊었으니 위와 같다.

주역의 이치란 그 첫째가 변화하는 것이다. 돌솥안의 찻물이 변화하여 끓는 과정을 읊은 시이다. 주역의 감(坎)괘는 물, 이(離)괘는 불로서 돌솥을 사이에 두고, 물과 불의 상호작용과 변화하는 과정이 마치 오묘한 천지조화와 대자연의 변화이치를 보는 듯한 감정이 들었으리라.

그리하여 변화하는 것은 끝없이 진행된다는 주역의 이치를 시로 담았다고 보여진다.

茶詩          - 謝弟李宣差 師伯 惠茶. -  
 - 아우 이선차 사백이 준 차에 사례함. -
                                                                            원천석

惠然京信到林家(혜연경신도림가),-그리운 서울 소식 숲속 집에 왔는데,
細草新封雀舌茶(세초신봉작설차).- 가는 풀에 새로 봉한 작설차라네.
食罷一甌偏有味(식파일구편유미),- 식사 뒤의 한 사발은 두루 맛있고,
醉餘三椀最堪誇(취여삼완최감과).- 취한 뒤의 세 사발은 가장 뛰어 나네.
枯腸潤處無査滓(고장윤처무사재),- 마른 창자 적신 곳에 앙금도 없고,
病眼開時絶眩花(병안개시절현화).- 앓는 눈 열릴 때에 현기증도 없어지네.
此物神工試莫測(차물신공시막측),- 이 신묘한공덕 시험하여 혜아리기 어럽고,
詩魔近至睡魔賖(시마근지수마사).- 詩魔가 다가오니 睡魔가 멀어지네.

◈ 시의 제 3절 <구>는 <甌 - 사발구>
시의 마즈막 구절 <사>는 < 賖 -  거리가 멀 사>
원천석(元天錫1330- ?)은 태종 이방원(李芳遠 1367- 1422)의 글선생.

고려말의 학자로서 불사이군의 절개를 지킨 운곧 원천석은 태종 이방원의 글 선생으로서 조선조에서 처음으로 작설차(雀舌茶)를 거명하여 다시를 읊었다.  원주 치악산은 원천석의 체취로 가득한 땅이다  이방원은 어린 시절 치악산 각림사(覺林寺)에서 운곡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각림사 자리에 우체국이 서있다.

치악산에 들어가 한평생 출사를 거부하자 제자였던 태종 이방원이 직접 찾아왔으나 끝내 맞나주지 아니하였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치악산 서쪽 자락에는 태종이 찾아와 그의 스승 원천석을 맞나려고 하였던 태종대, 주필대와 같은 여러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그는 한시 1144수를 남겼는데, 퇴계는 “이 시가 곧 역사다”라고 평했다. 퇴계의 평가에 힘입어, 퇴계의 제자 한강(寒岡) 정구(鄭逑)는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했을 때 운곡의 봉분을 새로 하고, 한강의 제자 미수(眉) 허목(許穆)은 사헌부 장령으로 있던 1670년에 비를 세워 그를 기렸다. 위에 적힌 다시(茶詩)도 그중의 한편이다.

끽다거(喫茶去) -

               (차나 한잔 마시고 가게)

마실끽(喫), 차다(茶), 갈거 (去)의  "차나 한잔 마시고 가게" 즉 `끽다거(喫茶去)`는 당나라 이래에 불교의 화두이다.  이 불교화두 `끽다거`에 관하여 그 발생 배경이 자못 의미 심장 하다.

선종 스님으로 이름났던 조주 종심(趙州 從심 778~897) 선사는 당나라 후기의 스님으로 천하조주(天下趙州)라는 명성을 드날린 동아시아 선불교의 거장이다. 조주 선사는 천하조주와 더불어 고불(古佛), 구순피선(口脣皮禪)이라는 세 가지 별명이 그의 명성을 대표하고 있다. 조주 선사의 `끽다거` 화두는 그가 80세 이후 주석한 관음원에서 행해졌다.

조주 종심 선사가 주석할 당시 관음원은 빈약하고 가난한 절이었는데 그의 <행장>을 살펴보면 궁핍한 형편과 그 속에서 안빈낙도하는 조주 선사의 모습을 알수가 있다.

조주 선사께서는 나이 80이 되어서야 조주성(趙州城) 동쪽 관음원에 머무셨는데, 돌다리(石橋)에서 십리 정도 되는 곳이었다. 그때부터 주지살이를 하셨는데, 궁한 살림에도 옛사람의 뜻을 본받아 승당 앞에 설치된 좌선하는 자리나, 승당 뒤쪽에 설치된 세면장 도 없었고, 겨우 공양을 마련해 먹을 정도였다.

조주 종심선사는 다리 하나가 부러져서 타다 남은 부지깽이를 노끈으로 묶어 두었는데, 누가 새로 만들어 드리려 하면 그때마다 허락지 않았고, 사십 년 간 주지하는 동안에 편지 한 통을 시주에게 보낸 일이 없었다. 이렇듯 조주선사가 주지 살이를 하는 관음원의 절 살림은 매우 곤궁하였다.

하루는 조주 종심 선사께서 새로 온 두 납자에게 물었다. "스님들은 여기에 와 본 적이 있는가?"  한 스님이 대답했다. "와 본 적이 없습니다." "차나 마시고 가게나(喫茶去)." 또 한 사람에게 물었다. "여기에 와 본적이 있는가?" "왔었습니다." "차나 마시고 가게(喫茶去)." 원주(院主)가 물었다. "스님께서는 와 보지 않았던 사람에게 차를 마시고 가라고 하신 것은 그만 두고라도, 무엇 때문에 왔던 사람도 차를 마시고 가라고 하십니까?" 스님께서 "원주야!"하고 부르니 원주가 "예 !" 하고 대답하자 "차나 마시려 가거라(喫茶去) !" 하셨다.

즉 이 `끽다거`라는 화두는 차나 마시고 가라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고 `차를 마시면서 정신을 깨우치며 깨달음으로 가라`는 의미 심장한 화두이다.

그래서 조주선사의 `끽다거` 화두는 그의 핵심 사상인 일상생활이 곧 도(道)라는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와 만물일체(萬物一體) 사상을 대표하는 화두의 하나이다. 조주 선사가 세 승려 모두에게  여기에 와 보았느냐고 뭃은다음 차나 마시고 가라 하였음은, 차를 마시고 가라는 것이 단순히 공간적·지리적 방향이나 여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라고 하는 깊은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것이니 그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 성찰하라는 의미이다. 선의 모든 문제는 내면자증(內面自證)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중국차 제대로 즐기기] 용정차(龙(龍)井茶)의 모든 것 

글: 차쟁이 진제형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녹차를 꼽으라면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나고 자란 지방에서 생산되는 녹차를 떠올릴 것이지만 그래도 중국 전체를 따진다면 단연코 용정차가 꼽힐 것이다. 더 나아가 녹차가 아니라 모든 차를 망라해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차를 선택하게 해도 용정차가 뽑힐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그만큼 용정차는 중국차에서 대표성을 띤다고 볼 수 있다.

이 차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마셔왔던 덖음녹차와 맛과 향이 많이 닮아 있기 때문에 한국의 소비자들도 비교적 좋아하는데 요즘 한국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중국의 다양한 녹차들을 마시고 있는 것을 보았고, 용정차에 대한 언급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항주 용정촌에서 가까운 상해에서 살고 있는 필자도 잘 구하기 힘든 사봉 용정(狮峰龙井)이 한국에서는 왜 그리 흔한 지 정말로 궁금한 노릇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이 친숙한 용정차에 대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면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이 글을 적어 본다.

제목 그대로 ‘용정차에 대한 모든 것’을 몇 편에 걸쳐서 적어보고자 한다. 용정차의 생산 지역, 품종, 자세한 제조 공정, 우리는 방법, 그리고 보관과 유통 기한 등에 대해서 찬찬히 알아볼 것이다.

용정차는 일아일엽~일아이엽을 채엽 표준으로 한다. 

중국에서는 유리컵에 마시면서 모양까지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먼저 용정차의 생산 지역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보자. 용정차는 우리나라의 보성 녹차나 하동 녹차와 같이 지리적 표시제로 생산 지역을 규정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국가표준(中国人民共和国国家标准) GB/T 18650-2008의 ‘지리표지산품(地理标志产品) 용정차(龙井茶)’가 그 근거 문헌이다. 거기에 의하면 용정차 생산 지역은 크게 3군데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항주(杭州) 서호(西湖)지역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용정차는 별도로 서호용정(西湖龙井)이라 불릴 수 있으며, 생산되는 양은 전체의 10%정도 밖에 되지 않고, 면적도 전체에 비한다면 상당히 작다. 여기 내에서도 가장 유명한 5개의 생산지가 있는데 5개의 대표 한자로 표시한다. 

첫 번째는 사자를 뜻하는 사(狮)자로 용정촌(龙井村)의 사봉산(狮峰山)일대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용정차는 서호용정 내에서도 사봉용정(狮峰龙井)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불리는 특혜를 얻는다. 생산량이 극히 적고 가격은 엄청나게 비쌀 것이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용을 뜻하는 용(龙)자로 옹가산(翁家山)과 용정천(龙井泉) 주변에서 생산된다. 세 번째는 구름을 뜻하는 운(云)자로 운서(云栖)와 오운산(五云山) 일대를 말한다. 네 번째는 호랑이를 뜻하는 호(虎)자로 호포(虎跑)일대를 이르며, 마지막 다섯 번째는 매화를 뜻하는 매(梅)자로 매가오(梅家坞) 일대를 이른다. 매가오 마을에서 생산되는 용정차도 매가오용정(梅家坞龙井)이라는 별도의 이름을 붙인다. 지금 말하는 이 다섯 군데 지역은 차량으로 이동 시 30분도 채 걸리지 않게 서호와 용정촌 주변에 위치해 있다.

항주 서호 주변의 어느 마을 차밭. 

용정차 생산 지역 3군데 중 두 번째는 전당강(钱塘江) 주변으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용정차를 전당강용정(钱塘江龙井) 또는 전당용정(钱塘龙井)으로 부른다. 주요 산지로는 절강성(浙江省) 항주시 임안구(临安区), 빈강구(滨江区), 소산구(萧山区), 위항구(余杭区), 부양구(富阳区), 그리고 동려현(桐庐县), 건덕시(建德市), 순안현(淳安县) 등이 포함된다. 면적은 가장 넓지만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은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

용정차 생산 지역 3군데 중 마지막 지역은 월주(越州)라 칭한다. 이 지역에는 소흥시(绍兴市), 신창현(新昌县), 승주시(嵊州市), 제기시(诸暨市), 반안현(磐安县), 동양시(东阳市), 천태현(天台县) 등이 해당된다. 총 면적은 전당강 지역보다 작지만 생산량은 약 60%정도에 이른다. 신창현에서 생산되는 용정차를 대불용정(大佛龙井)이라 부르는데 다른 생산지역과 차별되게 높은 해발을 얘기하기도 한다.

소흥시의 차밭에서는 차광재배를 하면서 품목의 다양화와 품질의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사봉 용정은 말할 것도 없고 서호 용정의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기에 중국의 차 시장에서는 전당 용정 중 항주시 부양구에서 생산되는 것도 많이 보이고, 신창현에서 생산되는 해발 높은 곳의 대불 용정도 많이 보인다. 차를 만드시는 분의 실력이 높다면 생산지에 상관없이 품질이 높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나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는 이름이 높은 곳의 차맛이 더 좋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동일한 용정43호 품종이라도 토양과 생장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품질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용정차의 생산 공정은 널리 잘 알려져 있으므로 차나무가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용정차와 비슷한 모양의 차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용정차를 생산하는 주력 품종인 용정43호의 경우 중국의 넓은 지역에 식재 되어 있다. 그렇다고 위에서 언급한 용정차와 품질 수준이 대등하게 나올 수 있느냐 따진다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주요생산 지역에서 용정차가 본격 생산되기 전에 봄 햇차를 빨리 시장에 내다 팔아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용정차(정확히 말한다면 용정차라 부를 수 없지만 용정차 모양을 하고 있는 차)는 상당히 수지가 맞는 선택이다. 2월 중순에서 3월 초에 사천성(四川省)이나 복건성(福建省)쪽에서 생산되어 상해를 포함한 많은 대도시로 보내질 것이다. 일반 소매 판매자들이나 소비자들은 법적인 사항은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니 시장에서는 용정차라는 이름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외관으로 품질을 평가해서는 안된다. 오른쪽은 유명하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되었는데 균일하고 보기는 좋지만 품질이 낮고, 왼쪽은 서호 용정으로 외관은 못하지만 맛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서호용정 중에서도 가장 핵심 지역인 두 군데를 직접 답사해 보자. 먼저 항주 용정촌(龙井村)은 용정차를 이해하기 위해서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과거에서 현재로의 용정차의 변화를 한 자리에서 관찰할 수도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상해에서 항주동역(杭州东站)까지는 고속열차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데 거기서 택시를 타고 용정촌으로 가면 된다. 자동차로도 갈 수 있는데 가까운 거리이지만 2시간 반이 넘게 걸릴 수 있다. 차를 수확하는 계절은 나들이객이 많아 특히 항주 시내에서 길이 막히고, 청명절 부근에 용정촌을 들어간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여유롭고 안전하게 둘러보려면 청명절보다 조금 일찍 또는 청명절 지나서 가 보기를 권한다. 입구의 대문부터 천천히 걸어서 들어가 보자.

용정촌 입구

 마을을 소개하는 안내 표지판에는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상주 인구는 992명이며, 차밭은 1,000무(亩=200평)정도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10분 정도 걸어서 마을 안으로 들어왔는데 앞에 보이는 산꼭대기까지 올라갈 것이다.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니 꼭 올라가 보길 권한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길을 따라 산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올라가면서 뒤를 돌아보면 다양한 경치가 보이는데 3부 능선 정도 올라와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멋진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4월 6일, 초봄의 신록이 너무나 아름답다

한숨 돌리며 쉴 수 있는 작은 정자를 지나면 바로 ‘서호용정차 군체종 자원보호구’라는 푯말도 보게 된다. 이전에는 수확량이나 채엽 시기 측면에서 재래종(군체종, 群体种)은 홀대 받고, 발아시기가 빠르고 수확량이 많은 용정43호가 우대 받았을 것이다. 최근에는 ‘재래종의 재발견’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니 바람직한 현상이다.

군체종으로 용정차를 만들면 맛의 두터움이 훨씬 좋아 비싼 가격에 팔린다

7부 능선에 올라서면 마을 일부가 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항주 시내도 보이며, 특히 서호(西湖)가 보이기 시작한다.

서호가 보이기 시작하면 풍경의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올라가는 길 왼쪽에는 차나무 군락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오른쪽에는 잘 가꿔진 차나무 고랑이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 도착하면 용정촌 전체가 보이고, 항주 시내와 서호가 더 또렷이 보인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를 보면 매가오(梅家坞) 마을까지 1.9km 밖에 걸리지 않는다. 마음먹은 지 오래지만 아직 한 번도 걸어서 매가오 마을까지 가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용정촌과 저 멀리 서호가 환상의 풍경을 자아낸다. 푯말이 가리키는 모든 곳을 걸어서 가보려는 계획을 세워본다

정상에도 조금 더디지만 싹은 어김없이 올라온다. 해발 차이가 크지 않겠지만 그래도 싹이 트는 정도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산꼭대기에 오르면 조금 늦게 자라는 차싹들이 반긴다. 용정촌을 내려다보며 서호 용정을 마시는 호사를 누려보자 

정상에 다다른 후 오른쪽으로 능선을 타고 걸어가 보자. 용정촌을 가운데 두고 반 바퀴 원을 그리며 능선을 타는 것이다. 약간 내리막길이면서 평탄해 봄을 즐기면서 걷기에 아주 좋은 산책길로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경치를 즐기면서 계속 걸어간다.

산꼭대기에서도 차를 따는 분들이 보인다. 환상적인 풍경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저 밑에 그 유명한 사봉산(狮峰山)이 보인다. 빨간 원 안의 작은 동산이며, 저기에서 나오는 것이 알짜배기 사봉 용정(狮峰龙井)이다. 

사봉산이 크지 않으니 주변의 차밭까지 더해도 사봉 용정의 생산량이 많을 리 없다

가다가 마을을 바라보고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모든 곳이 차밭이니 어떤 각도로 사진을 찍더라도 아름답다

사봉산 쪽으로 내려가면 노용정(老龙井)이 나온다. 거기에 볼 것이 많은데 먼저 가장 유명한 것은 용정(龙井)이라는 샘이며, 지금은 마시는 물로는 쓰지 않는다.

직접 용머리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의 TDS를 측정하였는데 48ppm이었다. 옛날에 이 물로 차를 마셨다면 맛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주변 바위에 새긴 용 글자가 멋지다 

바로 옆에는 사봉산(狮峰山)이 있는데 사자봉(狮子峰)이라고도 하며,  해발 358m의 나지막한 동산이다. 여기가 최적의 용정차 생산지가 된 이유 중의 하나는 토양 특성, 즉 풍화된 석영사암(石英砂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봉산 표지석

1762년에 청(清)의 건륭황제(乾隆皇帝)가 방문한 후 공물로 용정차를 매년 바쳐야 했다. 원래는 사봉산에서 나오는 것만으로 충당했는데 요구량이 많아지니 서호 주변으로 재배를 확대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용정차의 발원지는 여기 사봉산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채엽된 차의 가격은 어떨까? 2021년 방문 시 용정 옆의 판매소에 진열되어 있는 용정차 가격으로 가장 비싼 것은 한 근 500그램에 12,000위안, 환율 185원/위안으로 계산한다면 한국 돈으로 2,220,000원이다. 1그램에 한국 돈 4,440원이다. 참으로 엄청난 가격이다.

정말로 사봉용정이라면 가격이 쌀 수가 없다. 가장 낮은 가격도 500그램에 4800위안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조금만 내려오면 18그루 어차수(十八棵御茶树)가 나온다. 청의 건륭황제 얘기는 중국에서 다니다 보면 엄청 듣게 된다. 필자는 한국의 왕이나 중국의 황제들을 부러워한 적이 없는데 이 건륭황제에 대해서는 알면 알수록 부러운 마음이 든다. 88세까지 장수하면서 황제 자리에서 60년 동안 군림해서라기 보다는 그 당시의 뛰어난 예술작품이나 골동품을 엄청나게 소장하였고, 중국 전역의 좋은 차들은 다 즐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건륭황제가 강남(江南)이라 불리는 항주 일대에 여섯 번을 순행(巡行)했는데 그 중 네 번을 용정차 지역에 왔다고 한다. 1762년에 세 번째로 와서는 18그루의 차나무에서 직접 채엽을 했는데 그 나무들이 바로 지금의 어차수(御茶树)이다. 이 나무에서 채엽한 찻잎으로 만든 100그램의 용정차가 2005년 경매 시장에서 14.56만 위안 (환율 185로 계산하면 한국 돈 2,693.6만원이 된다)에 낙찰된 기록이 있다. 1그램에 27만원 가까이 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용정촌에는 이렇게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으니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든다

이 용정촌 전체가 차와 연관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집을 가나 차를 만들고 있고 차를 팔고 있다. 여기 저기 기웃기웃 하면서 차를 어찌 만드는 지도 보고, 또 맛도 보면서 마음에 든다면 구매도 할 수 있다. 가격은 결코 싸지 않으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의 차엽을 들여와서 여기 산지라고 속이는 일이 없으리라 믿고 싶지만 솔직히 알 수 없는 일이다. 차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기념품 정도로 50그램 정도 소량만 구매를 하자. 만약 용정차를 제대로 사고 싶다면 상해나 대도시에 있는 차시장으로 가서 이런 저런 산지의 여러 가격대의 용정차를 맛보고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구매하는 편이 훨씬 좋으리라 본다. 

이제 매가오(梅家坞) 마을을 답사해 보자. 용정촌에서 매가오까지는 차로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사실 바로 산 너머인데 산길을 돌아가야 하니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상해에서 아침에 일찍 출발한다면 용정촌과 매가오를 동시에 다녀올 수 있지만 필자의 추천은 한 번에 한 군데씩 방문해서 찬찬히 자세히 살펴보라는 것이다.

매가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의 구조물. 다른 방향에서 들어가는 경우에는 볼 수 없다

내가 2009년부터 알고 지내는 매가오 마을 차농의 집 옆에 있는 차밭 풍경이 참 멋있어 갈 때마다 거의 동일한 각도로 찍었다. 2012년과 2019년 풍경을 비교해보면 나무가 좀 자랐지만 크게 변함이 없는 느낌이다.

매가오 마을에도 멋진 차밭 풍경이 가득하다. 위쪽이 2012년, 아래쪽이 2019년 찍은 사진이다

마을 한가운데를 도로가 가로지르는데 그 길의 오른쪽과 왼쪽 모두 살펴봐야 한다. 어디를 가도 마을 사람들이 차를 만들기에 분주한 건 마찬가지다. 이 집에서는 이 공정을 하고 있기에 한참을 구경하고, 저 집에서는 저 공정을 하고 있으니 또 구경을 한다. 

마을의 역사를 말해주는825년 수령(2018년 기준)의 고목도 눈에 보인다

매가오 용정은 대체적으로 구수한 맛이 강한 편이다. 그래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래야 한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매가오 용정은 사봉 용정에 비해서 이런 특징이 도드라진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맛 특성으로 매가오 용정을 더 즐겨 마신다.

산 정상에 올라 바라본 마을 규모가 작지 않다. 500호가 넘고, 상주인구도 1,200명이 넘는다는 기록이 보인다

시간이 된다면 매가오 마을에서 약 3km, 차로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차엽연구소를 들러 보자. 정식 명칭은 중국농업과학원(中国农业科学院) 차엽연구소(茶叶研究所)인데 줄여서 차과소(茶科所)라 부른다. 여기서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차밭에서 만든 용정차를 판매하는 별도의 회사(항주용관실업유한공사, 杭州龙冠实业有限公司)도 같이 있어 구매도 가능하다.

차엽연구소에서 육종에 성공한 6종류의 품종 중 용정43호는 아주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다

항주에 간다면 차와 관련하여 꼭 방문하기를 추천하는 곳이 한 군데 더 있는데 서호(西湖) 옆에 위치한 중국차엽박물관(中国茶葉博物馆)이 그곳이다. 주로 용정촌이나 매가오를 가기 전에 여기 들러 30분~1시간 정도 참관을 하는 식으로 일정을 짠다. 내부에는 볼 것이 아주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차에 대한 여러 지식들을 한 군데서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입구의 차밭과 개울의 경치도 아주 좋으니 잠시 쉬었다 가자.

중국차엽박물관에서 보이는 1950년대에 제작된 나무로 된 유념기(揉捻机)

여기까지 용정차가 생산되는 지역은 어디인지, 생산 환경이 어떤 지, 그리고 여행을 간다면 어디를 봐야 하는 지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았다. 코로나로 인한 여행의 제약이 빨리 사라져 많은 한국의 차인들이 중국에 직접 와서 다양한 차를 즐기고, 차산지를 방문하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해 본다.

용정차 이야기는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질 것이다.

[茶쟁이 진제형님은 최근 발간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 책과 ≪중국명차연구소(blog.naver.com/jehyeongjin)≫ 블로그, 그리고 ≪茶쟁이 진제형과 떠나는 중국차 여행≫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문 보기 : https://blog.naver.com/jehyeongjin/222778289110

【茶의 세계】 용정차(龙井茶)의 모든 것 (1) 생산 지역 - 2022년 6월

[중국차 제대로 즐기기] 용정차(龙井茶)의 모든 것 (1) 생산 지역 차쟁이 진제형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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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茶의 세계】 용정차(龙井茶)의 모든 것 (1) 생산 지역 - 2022년 6월|작성자차쟁이 진제형

瓢蟲

不朽의 古典에서 찾은 智慧와 心灵, 역사적 敎訓과 省察에서 옛글의 향기에 취해 사랑에 빠지게 되었음을 밝히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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