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人間)의 책궁(責躬)
人間의 責躬
-岳 岩-
하늘과 땅 사이에 생겨난 자연은 만물의 포근한 품이요, 생명의 안온한 보금자리다.이에 건실하고 왕성한 삶이 약동하는 옹근 세계는 하나,크넓고 둥근 지구인 것이다.그런데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간은 왜 대자연의 흉금과 도량을 본받지 못하는가?
오,산이 좋아 새들이 우짖는 숲이여,물이 맑아 고기떼 욱실대는 강이여,벌이 넓어 오곡이 물결치는 들이여,골이 깊어 백과가 주렁지는 언덕이여,세칭 우주의 정수인 인간에게 장엄히 선언하라.거대한 위력을 과시하라!
워낙 산천이 명미하고 풍광이 수려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공기와 빛과 열,그리고 습지이다.허나,이 세상에서 진정 자연의 위대함을 터득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아니,그 존재는 바로 풍부한 감정을 만재한 인간이다.정녕,세계를 사랑하고 생활을 사랑하는 인간인 것이다.
확실히 영물의 땅위에 태어난 인간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혼을 지닌 사랑의 총아다.천성적인 타고난 본능으로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이것이 곧 인간의 완움한 미덕이요,또한 물종 경쟁의 자연 선택에서 사랑에 적응되어 아름답게 생존하는 인간의 고귀한 품성인 것이다.
조물주가 만들어낸 인간은 뭘하려고 이 세상에 생존하는가? 인간은 너나없이 참된 것과 착한 것,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고 거짓과 악한 것,미운 것을 증오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인격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다.아울러 빈부차이,등급차이가 없는 공정하고 평등한 세계를 창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만약 사람마다 자사 자리하고 남을 돌보지 않으며,이속에 눈이 어두워 인정을 저버린다면 금수보다 못한즉 살아서 무슨 보람이 있으며,어찌 떳떳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까놓고 말해서 인간 세상이 어지럽고 더러운 까닭은 바로 허다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사심이 있기 때문이다. 만악의 근원인 사심이 팽창되면 바른 것과 그른 것을 가려볼 줄 모르며 착한 것과 악한 것을 분별할 줄 모른다.할진대 좋던 사이가 벌어지는 것도,서로 물어뜯고 아귀다툼을 하는 것도,심지어 죽일내기를 일삼는 것도 모두 저혼자 잘되자고 하는 것이 아닌겠는가?
묻노니,이 세상에서 권세를 싫어하고 부귀를 마다하고 영화를 멀리하는 인간이 도대체 몇인가?
과연 욕심의 세계에서 양심을 탕진하는 인간이여,먼 바다로 흘러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한 방울 한 방울 물이 모여 쉼없이 목적지에 이름을...뭇꽃이 다퉈 피는 저 꽃동산을 보아라.한 떨기 한 떨기 꽃송이가 합쳐 화창한 봄을 이룸을...또한 아득히 뻗어간 저 언덕의 과일을 보아라.한 알 한 알의 열매가 주렁져 과원이 됨을...적설속의 저 소나무를 보아라.침끝처럼 가는 솔잎도 오히려 눈속에서 더 푸르지 않는가?
이렇듯 만물은 자연의 두리에 하나같이 뭉치고 단합되어 아름답고 풍요로운 군상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헌데 사회적 군체로 공생해야 할 인간 세상은 오히려 자신의 야욕을 달성하려고 분렬을 꾀하고 암투를 벌려가며 동족상잔의 피비린내를 마구 풍기고 있으니 실로 가슴이 칼로 난도질하듯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새싹이 움트는 봄,푸름이 무성한 여름,단풍이 붉게 타는 가을,백설이 화사한 겨울은 언제나 숫버이 맑음으로 세파에 오염된 인간을 깨끗이 청결해준다.또한 순결의 요람은 항상 청신한 공기와 향긋한 꽃내음으로 오각이 폐쇄된 인간에게 쾌적한 환경과 후련한 정서를 뿌듯 안겨준다.그것은 신선하고 청정한 대기가 인간을 흐뭇하게 애무하고 포옹하기 때문이리라!
실로 대자연의 밝은 빛과 온유한 열은 대지에 아롱다롱 무지개의 칠색으로 곱게 물들여준다.그리고 찬란한 바탕으로 완벽하게 조화된 태양은 영생의 기운으로 자연에다 황홀한 희망과 영롱한 낭만을 아낌없이 부여한다.그러면 자연은 또 그것을 인간에게 은혜롭게 하사한다.마치도 순간의 이슬처럼 살지언정 한생의 티끌고 살지 말라고 중탁하듯이...
그럴진대 아름다움을 사랑할 줄 알고 사랑으로 아름다움을 축조해가는 인간들이여,깊은 신뢰와 넓은 의탁과 높은 갈구를 지니고 자연 속으로 가자.자연 속에 몸을 잠그자.그러면 초라한 인간의 모습도,남루한 인간의 행색도,누추한 인간의 마음도 짙은 푸름의 색갈로,강한 삶의 박동으로 부활되리라!
진정 우리 모두가 손에 손잡고 물,불,바람의 성미대로 자연 같은 세상을 만든다면 온 누리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가득 넘치리니,평화와 친선은 골육처럼 사이 좋고 다정하며 화목할 것이다.
책궁 [責躬] : 자기를 책망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