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훈 기자 (hobbits84@gmail.com)
엄효진과 이명진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정보사회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 연구」 논문은 인공지능(AI)과 지능정보사회로의 전환이 한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딥러닝·로봇·사물인터넷의 확산으로 자동화가 가속화되며 단순·반복 업무는 줄지만 신규 수요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대체-재배치’ 구조가 나타난다. 챗봇·키오스크 보급과 3D프린팅 활용은 직무를 재편하고, 전문직 역시 AI 보조를 통해 창의성과 협업 역량에 집중하게 된다. 한국은 제조업 비중 하락, 플랫폼 노동 증가 등 특수성을 지니며, 이를 대응하기 위해 재교육, 인간-기계 협업 설계, 노동시장 제도 개선, AI 윤리·거버넌스 강화가 필수라고 제시한다.
세계는 지금 지능정보사회로 급가속 중
다보스포럼이 2016년 “제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던진 뒤, 딥러닝·로봇·사물인터넷(IoT)이 결합한 자동화 물결은 생산 현장을 넘어 금융·법률·의료의 고숙련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한국은 제조업 로봇밀도 세계 최상위권으로 이미 변화를 체감한다.
정부는 2020년 ‘데이터 3법’ 개정으로 데이터 활용 기반을 넓히며 기술 확산에 제도적 활주로를 깔았다. 이번 개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동시에 개편한 것으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해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하면 연구·통계·산업 목적 등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둘째, 개인정보 관리·감독 기관을 일원화해 기업과 기관의 행정 혼란을 줄였다. 셋째, 금융기관 간 데이터 결합 및 분석을 허용해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을 촉진했다. 즉, 데이터를 보호 중심에서 활용 중심으로 전환하되,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한 것이다.
하지만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의 이면에는 비·반숙련 일자리 감소, 고용형태의 유연화, 인간-기계 협업 확대라는 구조적 재편이 동반된다. 기술낙관론과 일자리 위협론이 맞서는 가운데, 핵심 쟁점은 대체가 아니라 증강과 전환이다. 인공지능이 문서정리부터 전문적 의사결정 일부까지 보조·대체하면서도, 새로운 업무와 직무가 생성되는 동학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다보스포럼이 2016년 “제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던진 뒤, 딥러닝·로봇·사물인터넷(IoT)이 결합한 자동화 물결은 생산 현장을 넘어 금융·법률·의료의 고숙련 영역까지 파고들었다.(이미지 : Freepik)
엄효진과 이명진의 AI 기반 지능정보사회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 연구
엄효진과 이명진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정보사회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 연구」 논문은 기술혁신의 효율성과 경제사회적 파장을 한국 노동시장의 맥락에서 분석한다. 연구자들은 인공지능(AI)의 역사·개념을 정리하고, 지능정보기술 확산이 낳는 사회변화를 노동시장 중심에서 경제사회학적으로 검토한다. 기존 연구가 기술의 혁신성·합리성에 치우쳤다면, 이 논문은 고용구조·직무·노동과정의 변화를 체계화해 기술과 인간의 관계 재구성에 초점을 옮긴다.
저자들은 다양한 국내외 논문과 보고서를 분석해 정보사회에서 지능정보사회로의 전환 과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산업혁명 1~4단계별로 기술 발전과 노동환경 변화를 비교 표로 재구성해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능정보사회에서 노동시장의 변화를 ‘양적’(일자리 수, 고용 형태)과 ‘질적’(직무 성격, 업무 방식) 측면으로 나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임시직·파견직 증가, 인간-기계 협업의 일상화, 단순 반복직 감소, 창의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의 부상 등 세 가지 축(고용형태·노동과정·직무)으로 모델을 설계해 변화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엄효진과 이명진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정보사회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 연구」 논문은 기술혁신의 효율성과 경제사회적 파장을 한국 노동시장의 맥락에서 분석한다. (이미지 : Freepik)
지능정보사회 노동시장 변화의 핵심 내용
자동화의 이중효과 : 단순·반복 업무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도 생겨난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기업은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신규 수요가 늘어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업무와 일자리가 생겨난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로봇이 단순 조립을 대신하면, 로봇을 관리·점검하는 직무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식이다. 이렇게 ‘대체’와 ‘재배치’가 동시에 일어나 노동시장이 다시 재편된다.
작업형태의 전환 : 챗봇과 키오스크 같은 디지털 플랫폼의 도입으로 언택트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고객과 직접 대면하던 직무가 줄고 새로운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 창구 직원 대신 AI 챗봇이 상담을 제공하거나, 식당에서는 키오스크 주문이 보편화되는 변화가 일어난다. 제조 현장에서도 로봇과 3D프린팅 기술을 결합해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자동화하는 ‘초연결 생산 체계’가 구현되며, 이를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새로운 업무와 직무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직의 경계 이동 : 변호사, 회계사, 연구원 등 전문직도 AI의 도움으로 업무 방식이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세무 해석, 판례 검색, 선행기술 조사 같은 반복적·분석 중심의 작업은 AI가 빠르게 처리해 효율성을 높인다. 그 결과 사람은 전략을 세우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며, 고객과 협업하는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감성적·창의적 역량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즉,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 ‘증강’해 주는 방향으로 전문직의 경계가 재설계되고 있다.
한국적 변수 : 한국 노동시장은 구조적으로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제조업 비중은 줄고 있지만, 기업은 여전히 연공서열 중심의 고용 관행을 유지하고 있어 변화와 충돌이 발생한다. 또한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계약직 등 비정형 고용이 빠르게 늘어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직무 전환을 위한 재교육과 직업훈련 체계 강화가 필수적이며, 실업이나 소득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보강도 필요하다. 동시에 기업은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조직 운영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일자리 감소와 양극화 심화에 대한 몇가지 전략
엄효진과 이명진의 연구는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줄이고 양극화를 심화하지 않으려면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첫째,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직무 전환을 지원하는 재교육, 업스킬·리스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인간과 기계가 협력하는 새로운 직무 설계를 통해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비정형 고용 증가 속에서도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넷째, 데이터와 AI를 활용할 때 윤리와 책임을 강화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 기술 발전에 ‘사회적 가치’와 ‘선택’을 반영하는 제도 설계가 한국 노동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한다는 의미이다.
논문 제목 : 인공지능(AI) 기반 지능정보사회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 경제사회학적 접근을 중심으로
저자 정보 : 엄효진 고려대학교, 이명진 고려대학교
게재 정보 : 정보사회와 미디어, 2020, vol.21, no.2, 1-19쪽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618547
지능정보사회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시스템의 도입으로 분석·기획·의사결정 등 정신노동 영역까지 기술이 대체하며 직업의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이 실업과 양극화로 연결되지 않도록 재교육과 사회적 논의가 필수적이다. l 공병훈 기자 hobbits8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