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진각종 1~6

 밀교진각종 1~6

밀교적 노선의 확립과정 / "교설의 전거마련 위해 역경사업 추진"

한국의 대표적 밀교중흥종단인 진각종은 서기 1947년 6월 14일 개교한 이래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재세기간 동안 밀교적 교판을 확립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였다. 따라서 오늘날 확고히 정립된 체제와는 교리와 수행법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 가운데 진각종의 역사 속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밀교적 노선의 표방일 것이다. 진기 11(1957)년 8월 12일 회당대종사는 정진증오로써 교주를 법신 비로자나불로 하고, 육대사만삼밀을 체상용으로 하는 밀교적 교리체계를 확립하게 되었다. 그것은 진각의 체상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육자진언 염송공덕의 내증결과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제공한 것이다. 회당대종사는 육자진언의 염송을 통해서 오불삼십칠존과 상응한 진각의 개념, 즉 육대사만삼밀을 '대승기신론'의 체상용 삼대의 교리와 회통시켜서 교판확립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와 같이 진언염송을 기반으로 한 수행정진 방법에 밀교의 교리를 회통시킨 회당대종사는 교설에 대한 전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개교이래 처음으로 역경사업을 추진하였다. 이것은 심인불교가 교판의 구체적 내용을 정립해 가는 초기단계라고 볼 수 있다.

먼저 회당대종사는 역경에 착수하여 '응화성전'(應化聖典)을 편찬하기 위한 경전들의 번역사업을 시작했고, 당시 교리의 핵심이자 교화방편인 경(經)과 해인(海印)을 종서(縱書)로 변경하는 작업을 했다. 그 중에는 '대일경', '보리심론' 등의 역경편찬사업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와 함께 수행에서 삼밀선정법이 행해지면서 훗날 삼밀관행법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원래 이 삼밀선정법은 당나라의 선무외삼장이 번역한 '무외삼장선요'에서 현밀회통(顯密會通)의 수행법으로 확립된 것이었으며, '총지법장'에도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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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불교에서 '총지법장'의 편찬은 교판확립에서 육자진언의 염송과 삼밀선정, 밀교의 교리를 체계화하기 위한 획기적인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이와 같은 시도를 한 것은 심인불교 이외의 그 어느 종파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총지법장'에는 그와 같은 노력의 단면들이 '법만다라와 예참', '무외삼장선요', '다라니본심진언', '수오계팔계문', '보리심의', '유가총지교문', '밀교와 현교', '불법과 외도법' 등을 통해서 나타나 있다. 교판이 확립되어 가면서 삼밀선정을 할 때 본심진언에 오불과 금강의 제보살을 표시하여 실시하였고 모든 신교도들에게도 육자진언을 염송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심인당 장엄에서 삼십칠존의 법만다라를 서울 하왕십리 심인당에 시험적으로 부착하였으며, 염송할 때 금강지권(金剛智拳)을 결하도록 하였다. 심인불교에서 이와 같은 행법이 성립된 것은 선정과 육자진언과 삼밀행을 회통시킨 교판의 확립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선정의 개념에 결인법을 채용하고, 거기에 진언염송을 부가한 형태의 삼밀선정법은 심인불교만이 가지는 독특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진법은 지권인과 육자진언과 육자관을 가지고 행하는 삼밀선정을 기본으로 하였지만 교판에서는 밀교적인 것을 충실히 연구하고, 그것을 수용하였다.

진기 12(1958)년 4월 20일에는 대구 남산동 심인당에서 경남, 북의 스승들이 참석한 가운데 '총지법장'의 배포불사가 이루어졌고, 그 해 6월 15일에는 '응화성전'이 간행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심인불교는 전통답습의 불교를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교판과 정진법을 갖춘 밀교적 색채의 불교로 전개되어 갔던 것이다. 그 해 11월에는 태국의 방콕에서 개최된 제5차 세계불교도우의회에 심인불교의 대표단이 참가하였고, 그 후 심인불교는 교리판석에서 더 적극적으로 밀교적 색채를 심화시켜 갔다.

진기 13(1959)년 4월 27일에는 '현밀이교론'을 게송으로 만들어서 해인꽂이에 걸도록 하고, '다라니경'과 '보리심의'를 대형 석판으로 인쇄하여 각 심인당에 배부하였다. 아울러 진기 14(1960)년 2월 20일에는 다라니불교의 교리를 밝힌 '법불교'와 '응화성전' 중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한 '응화방편문'을 게송으로 편집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 해 5월 20일 '진각교전'의 초판본을 발행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고, 같은 달 24일에서 25일 사이에 서울 하왕십리에서 실시된 1차 임시강공과 같은 달 31일부터 다음 달 6월 1일 사이에 개최된 경북지구 임시강공에서 '법불교'와 '응화방편문'으로 구성된 '진각교전'을 전국에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심인불교는 종파의 성립에 손색이 없는 교판의 근간을 마련하였고, 그를 바탕으로 해서 제도 및 법규의 정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간 심인불교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종파불교로써의 형색을 갖추어가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했으며, 그 결과 개교당시의 종교활동에 밀교의 교리를 수용한 양상의 신행체계를 확립했던 것이다. 그래서 교당의 장엄에서 안치해야 할 주존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불상의 안치문제가 거론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해 5월 4일에는 인회(印會)의 회칙을 개정하여 금강회(金剛會)로 바꾸었고, 밀교의 도량정화법인 결계법을 채택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인회나 금강회는 금강계만다라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이며, 결계법(結界法)은 밀교 전반에 걸쳐서 수행처의 정화를 위해서 행하는 법이다.

이와 같이 밀교적 색채를 더해가면서 진기 16(1962)년 8월 25일에는 종명을 대한비밀불교진각종(大韓秘密佛敎眞覺宗)으로 바꾸었다. 확실하게 비밀불교라는 용어를 대내외적으로 표방한 것이다. 이 때 금강지권과 금강권의 결인법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진기 17(1963)년 3월 15일에는 금강계삼십칠존을 법만다라로 부착하기로 함으로써 불상안치결의는 폐기되었다.

이와 같이 17년 간의 교화활동 속에서 종파의 교리판석을 완성하려고 부단히 정진하던 회당대종사는 진기 17(1963)년 10월 16일 열반에 들었다. 우리들은 회당대종사의 원력으로 열매를 맺은 오늘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전개될 밀교종단 진각종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밀교 진각종 2

(소의경론과 진각교전) "육자진언염송 기원·교리체계 근원"
1. 진각종의 소의경론

진각종의 소의경론인 '대승장엄보왕경', '대일경', '금강정경', '보리심론'은 육자진언염송의 기원과 밀교적 교리체계의 근원을 밝혀주는 전거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소의경론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대승기신론'과 육자진언관련 경전들도 교판확립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 육자진언의 기원을 밝힌 것은 '대승장엄보왕경'이고, 밀교적 교리체계의 근간을 제공하는 것은 '대일경'과 '금강정경'이며, 보리심의 체득방법을 제시한 것은 '보리심론'이다.

먼저 '대승장엄보왕경'은 10세기말에 번역된 한역과 9세기경에 번역된 티베트역이 현재 전해지고 있다. 번역 연대로 보면 티베트역이 한역보다 1세기 가량 앞서 있기 때문에 육자진언신앙의 선후관계는 티베트에서 먼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승장엄보왕경'이 진각종의 소의경전으로 채택된 것은 본존인 육자대명왕진언의 기원을 밝혀 주는 최초의 경전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진각교전'에 설해져 있는 육자진언과 밀교의 관계, 그리고 육자진언염송의 공덕에 대한 기술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진각종의 교판확립에서 밀교적 교리의 근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대일경'이며, 그것을 체계화하는 데에는 '대승기신론'의 교리가 채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대일경'에서 제공한 육대사만삼밀의 교리는 '대승기신론'의 체상용의 교리를 통해서 체계화되었던 것이다. 이 교리는 '진각교전' 참회편 "육대사만삼밀 우주본체인 지수화풍공식 육대를 체로 하고, 대만다라 삼매야만다라 법만다라 갈마만다라 사만을 상으로 하고 신어의 삼밀을 용으로 하여…"를 비롯하여 교리편의 "육대무애상유가", "네 가지 만다라가 각각 떠나지 아니함", "삼밀가지속질현", "삼밀은 전인적인 수행" 등에 수용되어 있다. 그 중에서 앞에서 열거한 교리편의 내용들은 '대일경'의 주석서인 '대일경소'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외에도 '진각교전' 응용편의 진호국가불사는 근본적으로 '대일경'의 호마기도법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다음으로 '금강정경' 즉 '금강정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대교왕경'은 '금강정경' 초회의 일부인 금강계품에 해당하며, '진각교전'과 해인에 표현된 '금강정유가삼십칠존예'의 전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금강계삼십칠존의 예참문으로, 불사시간과 여러 종류의 의식에서 활용되고 있다.

끝으로 '보리심론'은 한역만이 전해지고 있으며 발심의 형태를 행원, 승의, 삼마지의 세 단계로 나누어 보리심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문답을 통해서 순차적으로 성문과 연각, 보살의 수행과 밀교의 삼마지법문에 대해서 밝히고 있다. 이 논은 '열반경', '무량수관경', '화엄경' 등 일반 불교경전을 전거로 하여 보리심의 실체를 정의하고, '대일경'과 '금강정경' 같은 밀교경전에서 설하는 삼밀, 아자관, 월륜관, 오상성신관 등의 전거를 통해서 보리심의 구체적 체득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논은 현교와 밀교를 종합한 논으로써 진각종의 교판에서 불교와 밀교의 역할을 규정짓게 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앞의 경론들은 육자진언염송으로부터 육대사만삼밀의 교리와 네 가지 기도법, 그리고 금강계삼십칠존 예참과 보리심의 체득법을 제시하면서 진각종의 교판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2. 밀교적 교판의 확립

밀교적 교판의 확립은 '진각교전'의 교설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진각교전'을 보면 밀교적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으며, 내용적으로도 밀교적인 기술들이 다수 발견된다. 먼저 불교의 종류를 크게 밀교와 현교의 둘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현교 즉 일반불교는 석가모니불, 밀교는 법신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한다고 설한다. 이것은 '대일경'이나 '금강정경'의 교주와 그 이전에 등장한 석가모니를 교주로 한 경전을 기준으로 분류하였을 때 성립된다. 여기서 지칭하고 있는 법신불은 신이 아니며 이치로 존재하는 이불이고, 화신은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서 삼세에 화신으로 화현한 불이라고 설한다. 그런데 우리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법신불의 성격이다. 자칫 잘못하면 '화엄경'에서 설하는 법신 비로자나불과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즉 '대일경'과 '금강정경'에서 설하는 비로자나불은 활동하는 불이다. 이치로써 뿐만이 아니라 현상계에서도 활동하는 존재이다. 그 활동영역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인간계는 물론 모든 우주에까지 미친다. 이것을 경전에서는 지수화풍공식의 육대를 가지고 설명한다. 육대로 이루어진 우주만물은 비로자나불의 형색이요, 그 힘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밀교적 우주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우주관은 곧바로 수행과 실지성취방법으로까지 전개된다. 

나아가서 교리적인 측면에서 현교와 밀교를 분류하여 다음과 같이 설한다. 현교는 미래중심의 유심적인 불교로써 심본색말을 주장하는 사후불교이고, 밀교는 현세중심의 현실적 실천불교로써 색심불이의 생활불교이다. 이와 같은 견해는 앞에서 언급한 육대설이나 우주를 법신 비로자나불의 당체로 보는 데에서 성립된다. 즉 내면세계와 현상세계는 둘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흔히 주객이나 표리를 구분하려고 하는 입장에서 보면 존재하는 것은 이원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존재에 양면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존재양상이 다를 뿐이다.

'진각교전'에서 설하는 "심본색말과 색심불이"는 현밀의 특징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심본색말은 실상의 모든 이치를 미묘한 것으로 간주하여 근본으로 삼으며, 색상현실의 모든 일을 허망한 것으로 보고, 한가지 이치에 따라서 모든 일이 일어난다는 일원진리를 말한다. 한편 색심불이는 색상현실의 모든 일이 곧 진리이며 실상으로써 물과 심이 평등하며, 일체세간의 모든 현상이 그대로 불법과 일치한다고 체득하는 이원적 논리를 말한다. 따라서 현교와 밀교는 중생을 제도하는 방법과 교리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밀교 진각종 3 - 심인당과 해인경

심인당=수행도량이자 금강법계궁 간주
해인경=오불·금강보살 활동성 구체화                                  1)심인당의 밀교적 의미

'진각교전' 법불교편에서는 심인당을 금강법계 비로자나궁전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것은 수행도량이자 설법처인 심인당과 비로자나불의 설법처인 금강법계궁을 동일한 개념으로 간주한 것이다.

심인당을 금강법계궁과 동일한 개념으로 정의한 근거는 "여래가 가지하시는 광대 금강법계궁"이라고 설해져 있는 '대일경' 주심품의 내용에 의거한 것이다. 이 금강법계궁은 비로자나불이 항시 설법하는 곳이자, 그 부처님으로부터 화현한 많은 불보살들이 자내증의 설법을 듣는 장소로 묘사되어 있다. 거기에는 밀교의 금강수보살을 중심으로 한 열아홉 금강보살의 무리와 불교의 보현보살을 중심으로 한 미륵, 문수, 제일체개장보살 등 많은 보살들이 함께 머물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진각교전'에서는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가르침을 전하는 설법처이자 신교도들이 함께 하는 장소인 심인당을 비로자나불의 금강법계궁과 동일한 개념으로 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심인당이 가지는 의미는 밀교적 성격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서 밀교에서는 오불이 머무는 방향과 각각의 방향에 머무는 부처님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먼저 태양이 떠오를 때 빛나는 햇살과 같이 발심의 인이 되는 동방은 정보리심을 의미하며, 아축불이 위치한다. 경론에 따라서는 동방을 발심의 인으로 보는 견해와 중방을 발심의 인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그것은 중방의 대일여래로부터 사불과 일체보살이 출생해간다는 관점과 보살행을 통하여 불의 위치에 오르고 사불의 단계를 거처 대일여래의 단계에 이른다는 관점의 차이이다. 즉 남방의 보생불은 여의보주와 같이 보리심의 실체를 드러내고, 아미타불은 보신으로써 서방에 위치하며, 보리심으로부터 출생한 만법을 더욱 구체화하여 설법의 단계로 나타낸 것이다. 나아가서 북방의 불공성취불은 설법의 단계보다는 더 구체적인 활동성을 나타낸다. 그래서 '진각교전'에서는 "아축불과 같이 살면 보리 구할 마음 나고, 보생불과 같이 살면 공덕 모여 장엄하고, 미타불과 같이 살면 지혜 열려 안락하고, 성취불과 같이 살면 대정진에 고 여읜다. 부처님과 같이 삶은 비밀유가 삼밀이라"는 말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불을 수행의 단계로 보면 보리를 구하는 마음으로부터 공덕을 쌓고, 거기서 지혜가 현현하여 안락함을 얻으며, 그 지혜를 바탕으로 중생을 제도함으로써 이타자리를 실현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비밀유가의 삼밀행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심인당을 금강법계궁으로 규정하는 이유가 확실히 드러난다. 심인당은 정보리심을 발하여 불보살의 활동성을 획득하기 위한 도량이며, 모든 행자가 비로자나불의 몸이 되어 서로의 동일성을 획득하는 곳이다.

2)해인경의 밀교적 적용

심인당에서 본존과 더불어 정면에 안치되어 있는 해인경은 진각종의 역사적 변천과 더불어 그 내용도 변해 왔다. 특히 근래에 들어서는 새로운 본존이 안치되면서 해인경은 금강정유가삼십칠존예가 중심이 되었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서 금강계만다라에 등장하는 불보살의 명칭이 법만다라적 의미를 부여받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 예참문은 불사시간이나 각종의식에서 독송되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제존은 본존인 옴마니반메훔 육자대명왕진언 속에 내재되어 있는 불보살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기서 열거한 제존은 자신의 마음 속에 받아들인다는 의미와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제불보살의 성질을 발현하겠다는 서원이기도 하다.

먼저 오불은 불부, 금강부, 보부, 연화부, 갈마부의 오부에서 주존의 역할을 한다. 여기서 다섯 부처님의 성격은 비로자나불을 청정법신, 아축불을 금강견고자성신, 보생불을 공덕장엄취신, 아미타불을 수용지혜신, 불공성취불을 작변화신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것을 보다 구체적인 깨달음의 성격으로 규정하면 비로자나불은 원래 법신으로 무활동의 불이지만 밀교경전이 성립되면서 활동성을 동시에 가지는 존으로 되었다. 여기서 깨달음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면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밀교경전에 등장하는 비로자나는 불이면서 보살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리고 금강부의 주존인 아축불은 금강불괴의 성격을 띤 지혜의 활동성을 의미한다. 지혜는 금강과 같은 것으로 선악의 개념을 떠나 존재하는 자성 그 자체인 것이다.

보부의 보생불은 깨달음의 공덕을 내장하고 있는 존으로 보주가 지니고 있는 성격과 같이 항상 영묘한 깨달음의 광명을 내장하고 있다. 연화부의 아미타불은 연화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 같이 대자비의 힘을 가지고 일체중생을 감싸고 수용할 수 있는 지혜의 힘을 갖고 있다. 갈마부의 불공성취불은 활동성을 본성으로 하는 깨달음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즉 깨달음이란 동적인 것만이 아니라 활동적인 성격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로자나불과 사불의 관계는 깨달음의 세계를 그대로 나타낸 것이면서 깨달음을 분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즉 비로자나불이 갖추고 있는 자수용신과 타수용신의 개념을 오불로 나타낸 것이다.

그 사불의 깨달음의 경지는 사바라밀의 지혜로 나타난다. 즉 대원경지는 금강바라밀, 평등성지는 보바라밀, 묘관찰지는 법바라밀, 성소작지는 업바라밀의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다. 여기서 불부를 제외한 사부가 갖춘 깨달음의 성격이 지혜로써 구체화되고, 그들의 활동상은 십육대보살을 통하여 드러난다. 그리고 그들의 활동을 통하여 얻은 결과와 방편은 사섭팔공양보살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해인경의 금강정유가삼십칠존예는 육자대명왕진언에 내포된 오불과 금강보살의 활동성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밀교 진각종 4 - 참회와 삼밀행

삼종참회는 육대사만삼밀·체상용체계 교리화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교설은 자내증의 교설
◇삼종참회

진각종의 출발점은 육자대명왕진언과 참회와 희사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날 심인당에 신행의 본존 육자대명왕진언이 정면 중앙에 위치하고, 그 뒷면 해인경에 그 뜻을 담은 세 종류의 참회문이 있다.

첫 번째 교리참회는 진각종 교리의 근간을 이루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진각종 교판의 우주론, 현상론, 수행론이 들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즉 육대는 우주론적 측면에서 보면 일체존재의 평등성을 나타낸 것이며, 모든 우주원리의 체를 이루는 것이 여기에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육대는 원소로써의 육대가 아니라 원리로써의 육대이다. 그리고 현상론적 측면에서 사만은 육대의 원리가 네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우리들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육식으로 인식이 가능한 것만이 존재한다는 사고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사만의 세계를 통하여 인간들이 진리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우주의 모든 현상들을 사만으로 보는 진각종의 입장에서는 모든 현상들이 활동하는 경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수행론적 측면에서 삼밀은 불과 중생의 상응을 목적으로 한 수행이다. 진각종에서는 신, 구, 의의 삼밀수행을 통하여 불의 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불과 상응한 행자가 불작불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체와 상과 용에 통달한 사람은 일체법을 달관하여 지혜가 밝을 수 밖에 없으며, 지혜를 갖춘 자는 곧바로 대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대비심은 두려움 없는 육행의 실천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지혜와 자비심을 갖추고 생활하는 수행자는 일체행에서 장애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리참회에서는 교리실천의 원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로 회향참회에서는 교리참회에서 보다 더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참회는 불보살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그들의 서원과 활동상을 체득하여 인간성 중에서 수행의 장애요인인 탐진치심을 제거하여 가정과 사회는 물론 전 세계, 전 우주에 그 정신을 회향하겠다는 내용이다. 즉 오불의 오지를 체득하여 십육대보살과 팔공양보살의 활동상을 나타내서 가정적으로는 부모와 부부, 자식간의 인륜을 완성하고, 외적으로는 주위의 존재들과 화합을 이루어 신구의의 활동을 불보살의 활동과 같이 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서 그와 같은 활동을 더 확대시켜 나아가겠다는 참회이다. 이 참회는 교리참회를 통한 종지의 확립을 바탕으로 해서 가정과 사회 등에서 구체적으로 불보살의 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실천참회에서는 내적 종지의 확립과 회향이타의 뜻을 보다 적극적으로 내증하겠다는 참회이다. 그 방법으로는 단시와 안인, 즉 보시와 인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인과의 이치를 신해해야 탐진치심을 완전히 소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같이 진각종의 삼종참회는 육대사만삼밀과 체상용의 체계를 교리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리에 대한 확신과 종지의 확립, 모든 존재들에 대한 서원과 회향, 실천과 체득이 세 가지 참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오륜만다라(사진 왼쪽)와 개성 만월대 출토 범자 수막새무제
◇삼밀행

진각교전에 수록되어 있는 '실행론'은 불교와 밀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해서 회당대종사의 종교적 실천이념을 집대성한 진각종의 실천강요라고 할 수 있다.

진각종은 교설의 주체인 법신 비로자나불과 본존 육자대명왕진언을 근간으로 해서 교리체계와 실행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실행론'은 교주 법신 비로자나불 교설의 현현인 육자대명왕진언을 신행의 본존이자 수행의 방편으로 확립하고, 그와 같은 교리체계를 근간으로 한 육자대명왕진언염송의 공덕성취와 실천행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교설의 주체인 교주에 대해서 "비로자나부처님은 시방삼세하나이라 온 우주에 충만하여 없는 곳이 없으므로 가까이 곧 내 마음에 있는 것을 먼저 알라"라고 설한다. 이것은 교설의 주체와 행자의 관계를 설정하여 신행의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행자들의 마음속에 새겨 있는 불심인인 삼매왕, 다시 말해서 자성법신을 체득하기 위해서 항상 삼밀행의 실천을 강조한다.

거기서 삼밀행은 인과 진언과 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인은 교설의 주체 법신 비로자나불의 지권인이요, 진언은 오불과 금강보살의 덕을 함장한 육자대명왕진언이요, 관은 그 교와 덕을 체득하고 실천하겠다는 육자관행이다. 여기서 비로자나불의 지권인과 육자대명왕진언은 진각종 교리의 외적 표현이자 수행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실행론'에서는 '금강정경'의 금강계 오불을 육자진언에 배당하여 이 진언 속에 비로자나불, 아축불, 보생불, 아미타불, 불공성취불의 공덕이 함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육자진언을 염송하면 "비로자나부처님이 항상 비밀한 가운데 모든 법을 설하여서 무량하고 미묘한 뜻 자증하게 함이니라"라고 설한다. 또한 "옴은 단시, 마는 지계, 니는 인욕, 반은 정진, 메는 선정, 훔은 지혜"의 뜻을 함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여섯 자에 담겨 있는 육행의 행상을 관하고 행하면 생로병사의 고통과 온갖 재액이 소멸된다고 설한다.

이와 같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교설은 자내증의 교설이다. 즉 그것은 '대일경'과 '금강정경'과 '대승장엄보왕경'에서 설하는 삼밀과 오불과 육자대명왕진언의 오묘한 이치와 다를 바 없는 것이며, '실행론'을 통해서 그 경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밀교 진각종 5

대일경과 법신불
법신·화신 개념은 대승경전 성립되며 제기
보리심과 보리행·태양과 달의 관계에 비유
◇대일경과 법신

불교교리의 전개 속에서 발생한 현교와 밀교의 구분은 종파의 성립과 교판의 확립을 위해서 필수불가결의 것이었다. 그것은 양립된 이분적인 입장에서 분류한 것이 아니라 불교 속에서 밀교적 특색에 의한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밀교적 특색을 기반으로 교판을 확립한 종파에서는 교리와 수행체계에서 특징적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것을 밀교의 경전 속에서 살펴보면 붓다구희야의 '대일경광석'과 선무외삼장의 '대일경소'에서 분명히 하고 있다. 즉 '대일경'에 설해진 각각의 품 중에서 '주심품'을 입진언문, 즉 밀교에 들어가는 초입의 단계로 보고, '구연품'을 비롯한 '전자륜만다라행품', '비밀만다라품'을 신구의삼밀만다라, 즉 밀교에 들어간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입진언문의 단계는 모든 대승의 교리와 밀교의 접점, '구연품'이 하는 밀교의 교리와 수행을 설한 것으로 본 것이다. 이와 같은 각 품의 특성을 근간으로 '구연품' 이하에 설해진 각각의 품속에서 삼밀만다라의 세계를 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불작불행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여기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히 밀교적 불신관의 확립과 무관하지 않다.

본래 법신과 화신에 대한 개념은 대승경전이 성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대승경전이 등장하면서 경전을 설하는 주체가 다양해진다. 즉 근본불교나 아비달마계통의 경전들에서는 그 설법의 주체가 확실히 석가모니불이었으나, 대승경전이 등장하면서 석가모니란 존재의 설법을 강하게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때부터 불격에 변화가 일어난다. 즉 깨달음의 체를 법신불이란 인격체로 간주하고, 그 설법의 양상을 화신이나 보신을 통해서 나타내려고 했다. '진각교전'에서는 이와 같은 법신과 화신의 관계를 보리심과 보리행, 태양과 달의 관계에 비유하여 설하고 있다.

◇법신불의 인식

'진각교전'의 '자성법신'에는 "비로자나부처님은 시방삼세 하나이라 온 우주에 충만하여 없는 곳이 없으므로 가까이 곧 내 마음에 있는 것을 먼저 알라"라고 설한다. 이것은 넓게 보면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설정한 우주론적 내용이다. 여기서 진각종의 소의경전 중 하나인 '대일경'에서는 법신을 인식하는 수단으로써 여래의 지혜인 일체지지를 통해서 접근하려고 했다. 이 일체지지인 보리는 여실히 자신의 마음을 아는 데에 있다고 한다. 그것은 자기존재가 본불생의 상태라는 것을 여실하게 인식하는 것이고,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리심을 인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자심은 색심불이의 자심이며, 불에 비유한다면 불지(佛智)와 불신(佛身)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이다. 나아가서 자기의 실상을 인식하는 것은 자기와 관계가 있는 일체의 존재를 여실히 인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일체 존재의 저변에는 본불생(本不生)의 이치가 내포되어 있다. 그것을 근간으로 나타낸 보리는 무상(無相) 즉 허공(虛空)의 모습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일경'에서는 허공의 상은 보리로서 "알고 이해하는 자도 없고, 나타낼 수 있는 자도 없다"라고 한다. 그 보리가 무상이고, 제법도 무상이며, 허공의 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대일경'에서는 무상보리인 일체지지를 자심에서 찾고, 본유의 보리를 얻는 것을 설한다. 그 자심을 개설해서 백육십심이라고 하는데 이 백육십가지 자심의 실상도 결국 무상보리로 돌아가기 때문에 백육십가지의 상반된 마음을 초월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밀수행의 현실적인 수행에서 이 무상보리에 들어가는 것은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구연품'에서는 나타나는 모든 모습을 통해서 제법과 불신을 인식하고, 수행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이 유상(有相)의 모든 모습을 통해서 수행하는 것은 그 유상을 기연으로 하여 그대로 무상보리에 들어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유상의 불신(佛身)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근본이 되는 것은 법계만다라이고, 그것을 대상으로 해서 삼밀유가를 수습하여 무상의 법계에 머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전자륜만다라행품'에서는 "진언행자는 법계에 안주한다. 그는 법계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보리심에 머물러라"라고 설한다. 이것은 여래의 대비심으로부터 발생한 법계만다라를 대상으로 곧바로 법계에 머무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이와 같이 무상법계인 법신불의 모든 모습은 법계를 체로 하는 법신 비로자나불의 대비심에서 발생한 만다라세계인 것이다. 밀교의 수행에서는 만다라세계가 삼라만상의 유상으로 현현한 것을 체득의 대상으로 한다.

'설본존삼매품'에서는 현상적으로 전개되는 모든 색상과 활동은 진언문(眞言門)에서 보살행을 수습하는 모든 보살에게 체득의 대상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품에서는 "본존의 몸을 가지고 자신으로 하고, 의혹 없이 행해야한다"라고 설한다.

이와 같이 본존으로써 간주된 삼라만상의 만다라세계에 신구의의 삼밀활동이 있는 것으로 보고, 삼밀각각이 행자의 신구의 활동과 일치되는 유가를 수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이 삼밀이나 무상, 유상의 두 가지 모습으로 설해지는 것이다. 즉 '대일경'은 무상, 유상의 이원논리로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법신을 본지신과 가지신의 둘로 나누어 설명하려고 했던 '대일경'의 법신에 대한 견해가 나타난다. 그러나 '대일경'은 유무가 둘이 아닌 가지의 세계를 설하려고 했던 것이다. 즉 '대일경'에서는 신구의의 삼밀만다라세계로 전개된 법신불의 설법은 우주만유의 원리와 형상, 즉 당체로써 나타난다고 보고, 법신불과 자신의 관계를 설정한 다음 그에 따른 수행체계를 확립하였던 것이다.

밀교 진각종 6-진각교전과 법신불

밀교의 출현은 불교 속의 혁명
대일여래 등장으로 새로운 불타관 확립
자비행·육바라밀행 실천적 측면 전개

불교의 역사 속에서 밀교의 출현은 교리적으로나 수행적인 측면에서 불교 속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밀교의 경전 중에서도 '대일경' 이후에 성립된 경전들에서는 설법의 주체가 초역사적인 존격으로 등장하였다.

그것은 밀교가 역사적 불타인 석존과 결별하고, 전혀 별개의 존격인 법신 비로자나불 즉 대일여래를 출현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밀교경전에서는 붓다가야의 보리수 아래 금강좌에서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불에 대한 명칭이 그다지 발견되지 않는다. 밀교경전에서 세존이나 여래라고 한정지어 언급할 때에는 대부분 대일여래를 가리킨다. 그것은 확실히 역사적인 불타와 결별하고 새로운 불타가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에는 불을 우주적인 몸, 즉 우주신(宇宙身), 다시 말해서 법신적 개념으로 보려는 사고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밀교에서는 불교의 교리 속에서 제법의 법성으로 구성된 법계, 그것의 절대적 표현인 공성, 진여의 원천인 여래장을 급기야 우주신, 즉 불타의 법신으로까지 규정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규정된 우주의 본질은 인격화되어서 비로자나불과 같은 존격으로 전개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대승불교의 교리가 종합적이며 실천적인 반야, 공의 철학으로 바뀐 결과 우주와 인간에 대한 개별적인 인식 대신 그들 전체를 포괄하는 통일적 원리로 간주하게 된 것이다. 이 새로운 통일적 원리는 보살의 자비행과 육바라밀행의 실천적 측면으로 전개되면서 더욱 더 체계화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통일적 원리가 인격화되어 법신으로 구상화되기에 이르렀고, 그 법신을 경험의 세계인 일상적인 입장에서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밀교의 실천철학적 행동원리가 등장하게 된다.

'진각교전'의 '법신과 화신'에서는 법신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하는 이유와 행동원리인 신행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다. 즉 "법신불은 본래 있어 보리심에 비유하고 화신불은 닦아나니 보리행에 비유한다. 법신불이 중생 위해 당신이 곧 화신되니 법신부처 이밖에는 다시 부처 없는지라. 법신불은 태양 같고 화신불은 만월 같다.

그러므로 법신 명호 비로자나 대일이라. 밀교본신 양인고로 현세정화 위주하며 밀교본신 양을 쓰고 일요자성 날을 하며 현세안락 서원하여 이 땅 정토 만드므로 진호국가서원으로 자기성불 하기 위해 식재하고 증익하고 항복받고 경애되니 국민 모두 안락하고 국토모두 성불된다. 이것이 곧 오는 세상 몇 천겁을 기다려서 성불함이 아니므로 즉신성불이라한다"라고 설한다. 

이와 같이 진각종 신행체계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교주 법신 비로자나불은 '대일경'과 '금강정경'에서 대비로자나불, 대일여래라는 명칭으로 등장하며, 그 행동원리의 원류도 이들 경전에 있다.    

이들 경전에 등장하는 대일여래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절대적, 통일적 원리의 인격화와 무한한 구상화(具象化)이다. 우주적 원리를 인격화한 것이 법신이고, 법신이 일정한 조건 하에서 화현한 것이 화신이고, 보신이라고 한다면 대일여래는 가장 완전한 의미의 법신이며, 모든 화신과 보신들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적 용어인 법(法·Dharma)에 법칙성과 사물의 두 가지 의미가 있는 이상, 법칙성을 인격화하고 사물에 법칙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밀교의 법신사상은 어떤 의미에서 인도 종교철학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대일여래라는 명칭은 인도말로 '마하바이로차나타타가타'이며 '커다란 태양과 같은 여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여래는 밀교 이전의 대승경전인 '범망경'과 '화엄경' 등에서 교주로 등장하고, 각각 연화장세계와 연화태장세계의 중심으로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광대한 세계관을 전개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처음으로 마하바이로차나를 '대일'이라고 번역한 것은 선무외삼장이었다. 그 이전에도 번역용어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금강지삼장의 경우 이것을 '최고현광명안장여래'라고 번역하였지만 이 번역 용어는 일반화되지 못했다. 다만 선무외삼장이 번역한 대일여래라는 번역명만이 널리 유포되었다. 선무외삼장은 '대일경소'에서 '대일'이라는 역어를 쓴데 대해서 세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 번째로 제암편명(除闇遍明)이다. 이것은 태양이 어두운 곳을 두루 비쳐서 밝게 하듯이 지혜의 빛이 모든 것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 능성중무(能成衆務)이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일을 잘 하는 것을 의미하며, 활동력이 활발하고 걸림이 없음을 나타낸다. 또한 대일여래가 가지고 있는 자비의 힘을 나타낸 것으로 거기에는 차별이 없고, 하는 일에 걸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 광무생멸(光無生滅)이다. 이것은 그 빛이 불생불멸 즉 영원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방편에 의한 무한한 활동을 나타낸다. 세 번째의 것은 앞의 두 가지 내용을 통하여 그 활동력이 영원하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대일여래 자체는 결국 무한한 지혜와 무한한 활동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비로자나불이 지닌 지혜의 일광은 세간의 태양과 달리 구름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일체 모든 곳을 두루 비출 수 있다.

불의 지혜는 무한하며 무차별이지만 그 내용은 역시 보는 입장에 따라서 다섯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그것은 첫 번째로 법계체성지, 두 번째로 대원경지, 세 번째로 평등성지, 네 번째로 묘관찰지, 다섯 번째로 성소작지이다. 이들 다섯 지혜는 각각 대일여래 즉 비로자나불, 아축불, 보생불, 아미타불, 불공성취불의 지혜에 배대되어 그대로 오불오지의 모습을 취하게 된다. 이와 같이 대일여래의 지혜를 있는 그대로 인격화한 지신(智身)이 밀교 불타관의 특색이며, 대원경지 이하의 사지(四智)도 역시 각각 사불로서 인격화되어 전개되었다. l huhilbum.jpg 허일범 교수/진각대학원

瓢蟲

不朽의 古典에서 찾은 智慧와 心灵, 역사적 敎訓과 省察에서 옛글의 향기에 취해 사랑에 빠지게 되었음을 밝히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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