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정말 서해를 중국에 상납했는가?

한국은 정말 서해를 중국에 상납했는가?

현대적인 카페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뉴스를 읽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 모습

요즘 온라인에서 '한국이 서해를 중국에 넘겼다'는 얘기가 돌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바다에서 마음대로 고기를 잡고, 심지어 구조물까지 설치한다는 뉴스를 보면 당연히 걱정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서해를 포기한 걸까? 이 글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서해 문제의 진실을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

서해 '상납' 주장, 무엇이 진실일까?

최근 인터넷과 언론에서 '서해 상납설'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 어선들이 우리 바다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모습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이런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서해에 대형 구조물을 설치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국민들의 우려는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제 해양법과 한중 어업협정 같은 실제 법률 문서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그림이 보인다. 물론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상납'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이 정확한 건지는 따져봐야 한다.

유엔 해양법,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의미

1982년 유엔에서 만든 해양법 협약(UNCLOS)이 모든 논의의 출발점이다. 이 협약에 따르면 각 나라는 자기 해안에서 200해리, 그러니까 약 370km까지의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광물을 캐는 등 경제 활동을 독점적으로 할 수 있다. 이게 바로 배타적 경제수역, 줄여서 EEZ다.

재미있는 건 EEZ가 영해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영해는 완전히 우리 땅처럼 주권이 미치지만, EEZ는 경제적 권리만 인정된다. 그래서 다른 나라 배들이 그냥 지나다니는 건 괜찮고, 통신 케이블을 깔아도 문제없다. 우리나라는 1996년에, 중국은 1998년에 이 제도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서해는 폭이 좁아서 한국과 중국이 각각 200해리를 주장하면 겹칠 수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거다.

한중 어업협정, 서해 어업 질서의 시작

한국과 중국이 1992년에 수교한 뒤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가 바로 서해 어업권이었다. 양쪽 다 200해리를 주장하니 서해 한가운데가 완전히 겹쳤다. 그냥 두면 어선들끼리 충돌하고 외교 문제로 번질 게 뻔했다.

그래서 1993년 12월부터 양국 실무진이 머리를 맞댔다. 무려 19번이나 회의를 하면서 조금씩 합의점을 찾아갔고, 결국 2000년 8월 3일에 정식으로 어업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2001년 6월 30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협정의 핵심은 서해를 몇 개 구역으로 나눠서 관리하자는 거였다. 잠정조치수역, 과도수역, 현행조업유지수역 같은 복잡한 이름들이 나오는데, 각각 어떤 나라 배가 어디서 고기를 잡을 수 있는지 정해놓은 거다.

어업협정의 핵심, 잠정조치수역의 진실

'잠정조치수역'이라는 말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 수역은 한국과 중국이 주장하는 200해리 EEZ가 겹치는 부분 중에서도 한가운데 부분이다. 왜 이런 애매한 구역을 만들었을까?

사실 해양 경계를 확실하게 그어서 '여기까지는 한국, 여기부터는 중국'이라고 정하려면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국제법도 복잡하고, 양쪽 다 자기한테 유리하게 주장하니 쉽게 결론이 안 난다. 그래서 일단 경계 획정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그 전까지는 이 구역을 같이 관리하자고 합의한 거다.

구분의미관리 방식
잠정조치수역한중 EEZ 중첩 구역양국 공동 관리
과도수역협정 발효 전 조업 실적 고려단계적 조정
현행조업유지수역기존 조업 관행 인정현상 유지
중요한 건 이게 '중국에게 넘겨줬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양쪽 다 주권을 포기하지 않았고, 다만 당분간 같이 쓰자고 한 거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 경계의 기준

서해 얘기를 하면서 NLL을 빼놓을 수 없다. 북방한계선, 줄여서 NLL은 1953년 8월 30일 유엔군사령관이 그은 선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정전협정을 맺을 때 육지 경계선은 정했는데, 바다 경계는 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남북한 해군이 우발적으로 부딪치는 걸 막으려고 이 선을 그은 거다.

서해 NLL은 백령도 같은 우리 섬들과 북한 땅의 대략 중간쯤을 기준으로 삼았다. 우리 해군과 공군은 이 선 북쪽으로는 올라가지 않는다. 사실상 해상 군사분계선인 셈이다.

문제는 북한이 1973년부터 이 선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그러더니 1999년에는 아예 자기들만의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을 선포하면서 NLL을 인정할 수 없다고 나왔다. 이후 연평해전 같은 충돌이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불법 조업, 끊이지 않는 갈등의 원인

어업협정이 있다고 해서 문제가 다 해결된 건 아니다. 오히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더 큰 골칫거리가 됐다. 2024년 기준으로 합법적으로 허가받고 들어오는 중국 어선은 1,200척 정도다. 그런데 실제로는 매년 수만 척이 우리 바다에 나타난다.

숫자로 보면 더 심각하다. 2017년에는 3,074척을 쫓아냈는데, 2019년에는 6,543척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최근 5년간 서해 NLL 근처에 나타나는 중국 어선도 하루 평균 51척에서 89척으로 증가했다. 해양경찰이 불법 조업 중국 어선 312척을 잡고 담보금 218억 원을 받아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들은 그냥 고기만 잡는 게 아니다. 우리 어민들의 그물을 자르고, 심지어 해양경찰에게 폭력을 쓰기도 한다. 서해가 점점 무법천지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서해 해양 구조물 설치, 새로운 주권 침해 시도

2018년부터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구조물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작은 양식 시설 정도였는데, 점점 규모가 커지더니 2025년 1월에는 직경 50m, 높이 50m 이상의 거대한 철골 구조물까지 설치했다. 우리 정찰 위성이 이걸 포착했다.

중국은 이게 '어업 보조 시설'이라고 주장한다. 그냥 어민들 편의를 위한 거라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르게 본다. 나중에 "우리가 여기서 오래전부터 시설을 운영해왔다"면서 영유권을 주장할 근거를 만들려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썼다. 인공섬을 만들고 시설을 세우더니, 나중에는 자기네 영토라고 우기는 식이었다. 서해에서도 같은 수법을 쓰려는 게 아닌지 우려가 크다.

한중 해양 경계 획정, 현재 진행 상황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명확한 경계선을 긋는 거다. 한국과 중국은 2015년부터 서해 EEZ 경계를 어떻게 그을지 협상을 시작했다. 차관급 회담도 몇 번 열렸는데, 2019년 이후로는 열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2026년 1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다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외교부는 해양 경계 획정 논의와 구조물 설치 문제는 따로 다룬다고 밝혔다. 양국은 서해를 싸우는 바다가 아니라 평화롭게 공존하는 바다로 만들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불법 조업 문제도 계속 대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말로만 합의하고 실제로는 중국 어선들이 계속 들어온다면 아무 소용없기 때문이다.

서해,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

'서해 상납설'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우리가 서해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다만 국제법의 복잡한 현실과 중국이라는 강대국과의 관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타협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잠정조치수역은 주권을 포기한 게 아니라 경계 획정 전까지 공동 관리하기로 한 거고, NLL은 여전히 우리의 해상 방어선이다. 문제는 중국의 불법 조업과 구조물 설치를 어떻게 막느냐다. 이건 단순히 법적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주권 수호의 문제다. 우리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瓢蟲

不朽의 古典에서 찾은 智慧와 心灵, 역사적 敎訓과 省察에서 옛글의 향기에 취해 사랑에 빠지게 되었음을 밝히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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