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 한마디 때문에 - 글: 岳岩
사랑해. 이 말 한마디를 나는 오래도록 아껴두었다. 아껴둔다는 말은 곧 내뱉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러는 사이 나는 혼자가 되는 법에 더 익숙해졌다.
말이란 참 묘하다. 형체도 무게도 없는데, 마음의 문을 열고 닫는 힘은 그 어떤 손보다도 분명하다. 이제 와서야 깨닫는다. 사랑해! 라는 말이 상대를 위한 말이기 전에 사실은 나 자신을 건너는 말이었다는 것을.
나는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 그래서 말의 책임도 가볍게 여겼다. 한마디 말이 감정을 만들고, 관계를 키우며, 때로는 한 사람의 삶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배운다.
옛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말이 씨가 된다”고. 칼에 베인 상처는 살이 메우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기억 속에서 오래 아문다는 것을.
따뜻한 말 한마디는 절망의 바닥에 앉은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차가운 말 한마디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먼 곳으로 밀어낸다. 말은 늘 양날을 품고 있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은 더 낮고 더 느려야 한다. 부부와 연인,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 무심코 던진 말 하나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에 조용한 균열을 남기기도 하니까.
한편, 한 사람의 따뜻한 말은 예상보다 멀리 간다. 보이지 않는 파문이 되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닿고, 때로는 사회의 공기를 바꾸기도 한다. 특히 말이 빠르게 떠도는 온라인에서는 그 힘이 더 증폭된다.
우리가 매일 쓰는 말은 그날의 분위기를 만들고 조금씩 미래의 얼굴을 바꾼다. 무심한 말은 상처가 되고, 사려 깊은 말은 길이 된다.
오늘 내가 내뱉는 말은 어떤 씨앗일까. 위로가 될 씨앗일까, 아니면 오래 남을 가시일까.
말을 고른다는 것은 삶을 고르는 일과 닮아 있다.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조심스럽게 말하는 습관이 결국은 나 자신과 내가 맺는 모든 관계를 조용히 살려낼 것이다.
말을 고른다는 것은 삶을 고르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