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끌어안는 ‘온전함’을 위하여 [.txt]
책거리
공자가 말한 ‘지천명’의 나이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도 많습니다. 엠비티아이(MBTI) 상 ‘계획형’(J)에 해당하는 저는 ‘50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마음에 품고, 은퇴하신 선배들이나 저보다 나이 많은 어른을 만날 때면 지혜를 구합니다. 각양각색의 답을 듣다 보면 결국 정답은 없고 ‘나만의 답’을 찾아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최근엔 철학 교사 안광복씨가 쓴 ‘오십이 철학을 마주할 때’를 집어 들었습니다. 보통 중년의 나이를 인생의 가을로 비유하지만, 이 책은 오십대 안에도 사계절이 있고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카를 융과 쇼펜하우어부터 애덤 스미스, 공자까지 동서양 철학자 21명으로부터 삶의 지혜를 길어 올립니다. 특히 제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카를 융의 ‘수용’ 대목인데요. 이번주에 읽었던 또 다른 책 ‘끝맺음에 서툰 당신을 위한 심리학’에서도 ‘진짜 끝맺음’을 위해 꼭 필요한 덕목으로 ‘수용’을 꼽았거든요. 융에 따르면, 오십의 성장 과업은 성공이 아닌 온전함입니다. 이 온전함은 자신 안의 빛과 그림자를 오롯이 끌어안는 것을 뜻하는데, 여기에서 그림자란 사회적 지위나 역할 뒤에 숨은 열등감이나 약한 마음이라고 합니다.
‘그림자’를 좀 더 알고 싶어 ‘잡는 법과 놓는 법’이란 책을 펼쳤습니다. 의존과 회피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안내하는 책인데요. 이 책에 따르면, 타인의 행동이 유난히 불편하게 느껴질 때, 칭찬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실패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피할 때, 타인의 고통을 과도하게 동정할 때가 그림자가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합니다. 오십이 되기 전, 나의 그림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작업부터 해야겠습니다.
양선아 텍스트팀장 anmadang@hani.co.kr
